양석환의 극단적인 앞 포인트 히팅이 투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양석환도 이 장점을 고스란히 살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석환은 슬라이더에 약점을 갖고 있는 타자다. 하지만 약점을 의식해 기존의 호쾌한 스윙을 버릴 생각은 없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타격으로 장점을 살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양석환은 히팅 포인트가 앞에 있는 선수다. 앞에서 걸리면 아크가 넓은 풀 스윙으로 타구를 멀리 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포인트가 극단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앞에 있다. 투수 입장에선 잘못 걸리면 넘어간다는 부담감을 안게 만드는 타격 기술을 갖고 있다.
약점도 뚜렷하다. 스트라이크 처럼 오다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공에는 약점을 갖고 있다. 포인트가 워낙 앞에 있다보니 예측이 빗나가는 공에는 어이 없는 스윙이 돌아 나올 수 밖에 없다.
양석환은 지난 해 패스트볼 타율은 0.310이나 됐지만 슬라이더 타율은 0.199에 그쳤다. 상대 투수들은 양석환에게 패스트볼(31.3%) 못지 않게 많은 슬라이더(30.7%)를 던졌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오다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양서환의 방망이를 유도해 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투수와 수 싸움이 그만큼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양석한에게는 유리한 대목이다. 풀 시즌을 치르며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상대해 봤다. 어느 타이밍에 어떤 공을 던질 것인지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
투수들과 수 싸움을 하는데 있어 한결 유리해진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자신감 있게 앞에 타이밍을 두고 맹렬한 스윙을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
투수 B는 "양석환이 슬라이더에 약하다는 건 비밀도 아니다. 슬라이더를 잘 던지면 상대가 훨씬 수월해 진다. 하지만 투수가 늘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던질 수는 없다. 손에서 빠져 밋밋하게 들어가는 날이면 바로 걸려 넘어간다. 실투에 대한 부담이 큰 선수다. 결정적인 상항에선 투수도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슬라이더가 잘 통한다는 건 알지만 언제든 넘어갈 수도 있는 구종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양석환도 자신의 단점을 잘 알고 있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비책을 묻는 질문에 "영업 비밀이라 말할 수 없지만 나름의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양석환의 타격이 컨택트 위주로 바뀌거나 소극적인 공격으로 변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양석환은 "그런데 바깥쪽으로 제대로 휘어져 들어가는 변화구에 강점을 갖고 있는 타자도 있나?"라고 반문한 뒤 "내가 가진 장점은 충분히 실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진을 두려워 하지 않고 자신있게 스윙할 것이다. 큰 틀에서 내 스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투수들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스윙으로 좋은 결과가 나온 만큼 내 스윙의 기본은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투수와 타자의 싸움은 실투와 전쟁으로 집약할 수 있다. 서로 최고의 공을 던지고 최고의 스윙을 했을 땐 이길 확률이 높다. 누가 더 실투를 줄이고 누가 더 실투를 놓치지 않느냐가 중요한 싸움이다.
양석환은 그 실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변화구엔 당하는 일이 있어도 기 죽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유지해 실투와 싸움에서 이기겠다는 포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장점을 더욱 살려 단점을 메우려고 시도하고 있는 양석환. 약점과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양석환의 스윙이 올 시즌에도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