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는 kt 자랑하는 토종 에이스다. 150km대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파워 피쳐는 아니지만 날카로운 제구력, 여러 구종으로 상대를 혼란케 하는 팔색조 투수다. 최근 김광현, 양현종에 이어 확실한 국가대표 선발 투수로서 자리 잡기도 했다.
고영표는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 3승 5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 중이다. 11개의 볼넷을 내주면서 무려 69개의 삼진을 얻어냈다. 삼진/볼넷 비율은 6.27로 전체 3위, 국내 투수 1위다.
kt 고영표(31)가 지난 5월 19일 수원 LG전에 등판, 1회 1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닝 이터’로서의 가치도 높다. 지난 5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74.0이닝을 소화하며 전체 3위다. 1위 찰리 반즈(84.0이닝), 2위 윌머 폰트(80.0이닝)에 조금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두 선수 모두 고영표보다 경기 출전 횟수가 많다. 선발 투수 기준 평균 이닝 소화 기록을 보면 6.2이닝으로 소형준(kt)과 함께 나란히 1, 2위에 올라 있다. 이외에도 고영표가 이번 시즌 정상급 선발 투수라는 것을 설명할 지표는 많다. 퀄리티 스타트(QS),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S+) 등 역시 그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천하의 양현종조차 5일 이강철 kt 감독에게 “(고)영표 안 바꿔주십니까”라고 할 정도로 고영표는 상대에게 큰 부담을 안기는 존재다.
그러나 올해 고영표는 유독 안방에서 승리 운이 없다. 수원 kt위즈파크에서 6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4패만 기록 중이다.
고영표의 홈 투구 내용이 크게 나쁜 건 아니다. 그렇다면 고영표의 홈 등판 내용 및 결과를 살펴보자.
▲ 2022시즌 고영표 홈 등판 내용 및 결과
4월 6일 vs. SSG / 8이닝 5피안타(1홈런) 1사구 10탈삼진 3실점(3자책) 패배
4월 12일 vs. 두산 / 6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 패배
4월 24일 vs. NC / 7이닝 4피안타 2사구 6탈삼진 1실점(1자책)
5월 13일 vs. 키움 / 5.2이닝 10피안타(1홈런) 1사구 5탈삼진 6실점(6자책) 패배
5월 19일 vs. LG / 5.1이닝 9피안타 3사사구(1사구 2볼넷) 5탈삼진 5실점(5자책) 패배
6월 5일 vs. KIA / 7이닝 6피안타 3사사구(1사구 2볼넷) 9탈삼진 2실점(2자책)
6번의 등판에서 4번의 QS, 3번의 QS+가 있었다. 5월 중순에 출전한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전에서 잠시 무너진 것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결과다. 김광현과 안우진 등 토종 에이스들의 기록이 워낙 뛰어나 크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지만 토종 에이스라는 타이틀에 전혀 부족함 없는 과정이다. 그러나 결과는 0승 4패다. 여러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그중 가장 큰 부분은 바로 타선 지원이다. kt 타선은 올해 매우 부진하다. 주축 타자 강백호와 헨리 라모스의 부상 이탈은 물론 타율, 장타율, 타점 등 여러 타격 지표가 모두 바닥이다.
고영표가 홈 등판 시 타선으로부터 가장 많이 지원받은 점수는 단 1점이다. 아예 1점도 지원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정에서 챙긴 3승은 선수 본인의 활약에 타선 지원이 확실했다는 것이다. 원정에선 도움을 받고 홈에선 외면받는 이상한 일이 결과로 나오고 있다.
이 정도면 고영표가 홈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완봉 승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실제로 그의 최근 홈 승리는 2021년 9월 12일 SSG 랜더스전으로 완봉 승리였다. 6일 기준으로 267일 전이다.
과연 고영표는 홈에서 언제 승리할 수 있을까. 그를 포함해 소형준, 배제성 등 토종 선발진이 잘 버텨주고 있는 상황에서 kt가 살아나려면 타선 지원이 확실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고영표 역시 오랜만에 홈 승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대로 에이스의 홈 무승 기록이 이어지면 좋지 않은 ‘징크스’가 될 수도 있다. 무조건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