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가 마른 고교 야구 거포, 당장 눈 앞의 대회부터 걱정이다

"파워 히터 부재는 한국 야구계가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년 간 그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해 김도영이 있었지만 전형적인 파워형 타자라고 보긴 어려웠다.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고교야구 자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최근엔 아예 씨가 말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냉정한 분석이었다.

실제 한국 고교 야구는 거포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9월에 개막하는 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대회를 치르는데 있어서도 거포 부재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 고교야구가 거포 부재로 멍들고 있다. 당장 세계 대회도 문제지만 앞으로 KBO리그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사진=MK스포츠 DB
이번 대표팀 구성에 관여한 대한 야구소프트볼 협회 관계자는 "최재호 감독이 큰 것을 쳐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에 큰 아쉬움을 보였다. 선수 구성이 쉽지 않을 정도로 거포형 선수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었다.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포 없는 대표팀이 얼마나 힘을 쓸 수 있을지 걱정이 먼저 앞선다. 공격력이 최근 몇년 간 대회 중 가장 안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대회서 거포의 존재는 대단히 중요하다. 큰 것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대회에서 연타로 점수를 뽑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을 상대로 많은 안타를 연속해서 쳐 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여기서 한 방이 터져 준다면 공격의 물꼬를 틀 수 있다. 특히 어린 선순들이 주축이 된 대회이기 때문에 홈런 한 방이 가져다 주는 파급 효과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 대표팀에선 이런 거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파워 히터가 나오지 않으면 리그 흥행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KBO 리그에도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 아마추어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계속 줄어들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본다. 지도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선수들의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의 위기라는 인식 하에 파워 히터 부재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나가는 손님일 뿐이지만 한국 야구는 뿌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KBO리그와 한국 야구를 아끼는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걱정이 돼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한국 고교 야구는 당장 거포 부재로 큰 시련을 겪고 있다.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대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는 것도 문제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를 생각해서도 거포 부재 문제는 반드시 해결을 하고 가야 하는 문제다.

청소년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길 기원한다. 하지만 팀 구성상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받아들여야 하는 대목이다.

특히 거포 부재 문제는 야구계 전체가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 할 수 있다.

선수들의 체격은 점점 커지는데 정작 힘을 써야 할 거포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문제다. 가르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대표팀의 성적과 상관 없이 한국 야구계가 머리를 모아야 할 때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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