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에서 KIA 타이거즈를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kt 위즈. kt의 준PO 1차전 선발은 이강철 kt 감독이 믿고 보는 투수 엄상백이었다.
엄상백은 올 시즌 후반기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후반기 평균자책 2.31에 불과하다. 후반기 평균자책 4위였다. 그보다 평균자책이 낮은 선수는 SSG 랜더스 숀 모리만도(1.67), KIA 타이거즈 션 놀린(1.90),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23) 뿐이었다.
엄상백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 투구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 결과 엄상백은 11승 2패 평균자책 2.95를 기록하며 데뷔 첫 시즌 두 자릿수 승수 달성과 함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여기에 승률 0.846을 기록하며 승률왕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1차전 등판은 엄상백의 데뷔 첫 가을야구 등판이었다. 지난 시즌 엄상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출전은 하지 못했다. 또 불펜이 아닌 선발투수라는 중책을 맡으니 부담감이 적지는 않았을 터.
부담감이 있었던 탓일까. 1차전은 아쉽고 또 아쉬웠다. 키움 타선의 맹공에 힘을 내지 못했다. 5.2이닝 8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고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팀 역시 4-8로 패했다. 생애 첫 가을야구 등판이 이렇게 끝났다.
17일 2차전 경기가 열리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엄상백은 "많이 아쉬웠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팀도 지고, 실점을 많이 허용한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말을 이어간 엄상백은 "와일드카드 2차전을 갔다면 그때 내가 나가는 거였다. 와일드카드 1차전을 잡았기에, 어느 정도 준PO 1차전 선발은 예상하고 있었다. 내가 잘 해서 먼저 나갔기 보다는 던질 선발 투수가 없었다"라고 웃었다.
정규 시즌과는 다르게 포스트시즌은 사소한 부분 하나도 놓치면 안 된다. 엄상백은 생애 첫 가을야구 등판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았다. 그는 "1차전을 던지고 나서 '아,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수장의 믿음 속에 엄상백은 성장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래도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을 믿는다. 이 감독은 최근 엄상백을 향해 "진짜 많이 안정됐다. 요령이 많이 좋아졌다. 성우가 잘 리드한 것도 있는데, 능력이 된다. 제구력이 뒷받침되니까 상백이가 산다. 던지는 체력도 좋고, 유연성도 좋다. 스태미나가 좋으니 중간으로 빼기 아까웠는데 정말 잘했다. 좋은 선발 자원을 하나 가지고 있다고 본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또 1차전 종료 후에도 "엄상백이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생각한 대로 잘 끌어갔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엄상백은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진 뒤 "아직 남은 경기가 있기에, 경기에 나선다면 그때는 달라진 모습 보여주겠다. 준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내겠다"라고 다짐했다.
생애 첫 가을야구 등판은 아쉬움 속에 끝났다. 그렇지만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엄상백은 언제든 마운드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
한편 2차전을 2-0으로 잡으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 동률은 만든 kt는 이제 수원으로 간다. 19일과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3차전과 4차전을 치른다. 3차전 선발로 고영표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