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골든글러브 투표도 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타격 5관왕 이정후(24, 키움)는 2022 KBO리그 MVP로 선정되면서 올해, 골든글러브 사상 첫 만장일치 수상도 점쳐졌다. 하지만 선정 투표인단 유효표 313명 가운데 무려 9명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것도 3명을 선정하는 외야수 부문에서 말이다.
골든글러브는 올 시즌 KBO 리그를 담당한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 담당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 결과에 따라 선정됐다. 투표인단이 크게 확대됐고, 투표 대상 인원도 무려 89명에다, 익명으로 진행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매년 반복되는 골든글러브 투표 논란이 오히려 수상자들의 ‘투표 이유’보다 더 주목 받고 있다. ‘투표하지 않은 이유’나 ‘의문의 득표자를 뽑은 배경’은 익명성을 통해 앞으로도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MK스포츠는 독자들의 일말의 궁금증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선정 배경을 밝히기로 투표 사전에 결정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를 담당한 취재기자 3인의 투표 명단, 이유를 공개한다.
김원익 기자: 투수 안우진 /포수 양의지 / 1루수 박병호 / 2루수 김혜성 / 3루수 최정 / 유격수 오지환 / 외야수 이정후, 호세 피렐라, 최지훈 /지명타자 이대호
민준구 기자: 투수 안우진 / 포수 양의지 / 1루수 박병호 / 2루수 김혜성 / 3루수 최정 / 유격수 오지환 / 외야수 이정후, 호세 피렐라, 나성범/ 지명타자 이대호
이정원 기자: 투수 안우진 / 포수 양의지 / 1루수 박병호 / 2루수 김혜성 / 3루수 최정 / 유격수 오지환 / 외야수 이정후, 호세 피렐라, 나성범/ 지명타자 이대호
사전 협의 없이 각자 견해에 따라 소신 투표를 한 결과, 공교롭게도 취재기자 2인(민준구 기자, 이정원 기자)의 투표 명단이 완전히 일치했다. 나머지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취재기자 1인(김원익 기자)이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정후, 호세 피렐라, 최지훈을 투표했고 취재 기자 2인(민준구 기자, 이정원 기자)이 이정후, 호세 피렐라, 나성범을 투표했다는 것의 차이 뿐이었다. 올해 골든글러브는 대부분 포지션 투표에서 이견이 크게 없을 정도로 수상자와 후보자 간의 격차가 컸기에 나타난 현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 발표 사전에 취합한 각 부문 투표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투수: 안우진 (3/3), 최종 179표 (57.2%, 1위 최저 득표율)
*안우진은 ‘2022 시즌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라는 명제에서 본다면 투수 부문의 1순위 후보였다. 압도적인 시즌 성적(ERA-탈삼진-이닝 1위, 다승 공동 2위)의 객관적인 지표가 첫 번째, 주관적인 감상이 두 번째 투표 이유였다. 올 시즌 안우진의 투구는 류현진의 마지막 시즌(2012) 이후 직접 눈으로 목격한 한국 투수 최고의 투구였다. 최근 밝힌 ‘학폭 징계’에 관한 과거와 상반된 입장이 최종 투표 결정 과정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됐지만, 당락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오로지 그가 보여준 실력만으로 투표했다. 故최동원의 단일시즌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는데 안 뽑을 수가 없었다.
*김광현도 안우진 못지않게,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성적과 임팩트만 놓고 보면 두 선수 가운데 떠오르는 건 안우진. 박빙의 차이로 안우진의 손을 들고 싶다.
포수: 양의지(3/3), 최종 255표(81.5%)
*이 시대 최고의 포수라는 단순한 가치 평가 외에도 양의지가 올해 보여준 타격, 그리고 수비 퍼포먼스는 경쟁을 허용하지 않았다.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의 컴백.
1루수 박병호(3/3), 최종 279표(89.1%)
*부상만 아니었다면 40홈런도 가능했을 것 같다.
*40세가 다 되어 가는데 홈런왕? 박병호가 아니면 누가 골든글러브 1루수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2루수 김혜성(3/3), 최종 286표 (91.4%)
*고민이 필요 없었다. 올해 김혜성보다 훌륭한 2루수는 없었다.
*최고의 공수 밸런스, 올 시즌 수비 TOP3. 외야는 박해민-최지훈, 내야는 김혜성.
*완벽한 포변 김혜성(수비이닝 1080이닝, WAR 4.71, 타율 6위, 도루 2위, 안타 8위, 득점 공동 8위). 안치홍(수비이닝 825이닝, WAR 4.19 타율 23위)도 훌륭했다.
3루수 최정(3/3), 최종 259표(82.7%)
*역대 최고의 3루수 반열에 올라선 올타임 레전드 최정이 다시 한 번 저력을 보여줬다. 기록에서도 가장 뛰어났다. 문보경(수비이닝 749이닝 WAR 4.02, 타율 7위, 출루율 8위)도 위협적이었다.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포지션. 문보경, 황재균, 한동희 등 올해 좋은 3루수가 많아 고민했지만 와이어 투 와이어 1위의 일등 공신인 최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노장임에도 여전히 화끈한 타격을 보여준 그가 최고의 3루수라는 걸 부정하기가 힘들었다.
유격수 오지환(3/3), 최종 246표(78.6%)
*유격수라는 포지션 특성을 감안하면 더 일찍 받았어야 했다. 부족했던 공격 기여도 올해 완벽히 ‘최고’로 올라섰다.
*어쩌면 가장 이견이 적을 포지션이 아닐까. 잠실을 안방으로 쓰면서 무려 25홈런을 때려낸 유격수가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하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외야수 이정후(3/3), 최종 304표(97.1%, 최고득표율 1위)-
피렐라(3/3), 최종 219표(70.0%)
나성범(2/3), 최종 202표(64.5%)
최지훈(1/3), 최종 78표(24.9%, 외야수 4위)
*올 시즌 최고의 타자였던 이정후, 피렐라는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최지훈의 외야수 수비이닝은 1239.1이닝으로 KBO리그 전체 야수 중에 최다였고(박해민 1205이닝 2위), 수비율 0.997/ 1실책/ 자살 324회(3위) / 보살 11회(1위) 등 고르게 좋은 성적을 냈다.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은 수비 임팩트도 박해민과 함께 최고였다. 공격기여도, 베이스러닝, 수비 실력 등을 종합해 봤을 때 리그에서 가장 다이나믹한 외야수가 수상하지 못한다면 참 안타까울 것 같다. 나성범은 타격 지표에서 완벽하고 아름다운 밸런스의 성적을 냈다. 투표권이 더 없는 게 원통하다.
*피렐라와 이정후는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나성범의 경우 워낙 좋은 외야수들이 많아 고민이 됐는데 그중 이적 후 첫 시즌에도 3할대 타율, 20홈런 이상, OPS 9할대, 무엇보다 풀타임 출전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나성범을 선택했다.
*최지훈은 수비에서, 나성범은 공격에서 돋보였다. 두 선수 모두 전 경기 출전에 팀에 없어선 안 될 활약을 했지만, 그래도 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한 명을 꼽으라고 하면 나성범이다.
지명타자 이대호(3/3) 292표(93.3%)
*역대 가장 아름다운 라스트 댄스.
*길게 설명할 이유가 없다. 이대호가 최고다.
[김원익, 민준구, 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