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연장 혈전 이후 이어진 또 한 번의 연장, 그리고 전패. 운명은 너무도 가혹했지만 에이스의 투혼은 아름다웠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 안양 KGC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5-87로 패했다. 전날 서울 SK와 3차 연장 접전을 펼쳐 116-118로 패한 그들에게 백투백 연장 연패는 잔인했다.
다 잡은 게임을 눈앞에서 놓치는 것만큼 허무한 일도 없다. 누구의 실수도,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저 한국가스공사에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결과였다.
오른손 중수골 골절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이대성은 한국가스공사가 백투백 일정에도 SK, 그리고 KGC라는 난적을 상대로 접전을 펼칠 수 있도록 이끈 에이스였다. 슈팅 핸드를 다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그의 눈물겨운 투혼은 분명 돋보였다.
이대성은 SK와의 경기에서 51분 51초 동안 30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 1블록슛을 기록했다. 그를 대체할 선수는 없었고 그만큼 많은 시간을 코트 위에 서 있어야 했다. 그러면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패자가 된 건 불운이었다. 47점을 기록한 김선형의 ‘크레이지 모드’가 아니었다면 승자는 이대성이었을 것이다.
KGC전 역시 이대성만큼은 최고였다. 머피 할로웨이의 갑작스러운 이탈 속에서도 단독 선두를 상대로 보인 그의 퍼포먼스는 압도적이었다. 38분 18초 출전, 29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을 기록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에이스란 본인의 활약에도 팀이 승리하지 못하면 웃을 수 없는 존재다. 이미 오랜 시간 에이스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체감하고 있는 이대성이기에 2일 연속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전혀 웃지 못했다. 오히려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만 느낄 뿐이었다.
그럼에도 포기란 없었다. 이대성은 경기 후 “두 경기가 참…. 그래도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남은 경기가 있는 만큼 잘 치르는 것만 생각하겠다. 이미 지나간 일, 잊으려고 노력하겠다”며 오늘의 아쉬움을 잊고 내일을 생각했다.
한국가스공사의 4라운드 성적은 2승 6패로 처참하지만 이대성의 부상 투혼만큼은 의미가 퇴색되어선 안 된다. 그의 4라운드 기록은 충분히 MVP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8경기 동안 평균 35분 1초 출전, 20.5점 3.5리바운드 3.4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 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주요 선수들의 기록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성은 역주행하고 있다. 승부처에 강한 그의 본능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대성의 부상 투혼이 그저 아름다운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팀도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건 이대성에게만 주어진 몫이 아니다. 서브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정효근 외 또 다른 동료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이대성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국가스공사의 하락세도 멈출 수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