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배열사->2023 불펜코치의 당부 “혼을 담아 던져라”

“1구, 1구 혼을 담아 던졌던 그런 기억이 있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도 충분히 잘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는 정현욱(삼성) 투수코치와 배영수(롯데) 불펜코치라는 레전드 투수출신의 코치들이 투수 파트 코칭스태프로 활약한다.

현역 시절 각각 구원투수와 선발투수로 굵직한 이력을 자랑하는 두 코치는 코칭스태프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뛰어난 코칭 능력과 리더십, 거기다 카리스마까지 갖춘 이들은 특히 과거 WBC 무대에서도 강렬한 활약으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바 있다.

WBC 역대 대회에서 각각 ‘국민노예’와 ‘배열사’로 불리며 뛰어난 활약으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긴 정현욱(삼성) 코치와 배영수(롯데) 코치는 2023 WBC 대회에서 각각 투수코치와 불펜코치를 맡는다. 사진=김원익 기자

특히 배영수 불펜코치는 2006년 WBC 1회 대회 당시 당시 세계적인 선수였던 스즈키 이치로에 던진 공 1구로 숙명의 일본전을 임하는 선수들의 각오를 보여줬다.

대회 전 이치로가 인터뷰에서 ‘상대가 30년 동안 일본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한국전 경기에 임하겠다는 일명 ‘30년 망언’을 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기 때문. 훗날 발언의 본뜻이 왜곡됐다고 이치로 본인은 밝혔지만 발언 자체는 사실이었고, 한국에 완승을 거두겠다는 의미 또한 충분히 전달됐다.

그리고 배 코치는 현역 시절 일본전 7회 말 1-2로 뒤진 상황 상대 선두타자로 나온 이치로를 초구 146km 강속구를 던져 엉덩이에 맞혔다. 30년 발언에 더해 경기 내내 일본 투수들의 위협구가 연이어 나오는 등 앙금이 깊었던 상황에서 나온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퍼포먼스.

기세를 이어간 한국은 8회 1사 1루에서 이승엽(현 두산 감독)의 역전 투런 홈런이 나오면서 짜릿한 1점 차 역전승을 거뒀고, 당시 1구로 배 코치는 ‘배열사’가 됐다.

다시 시간이 흘러 2023 WBC에서 대표팀은 본선 조별리그 경기에서 다시 숙명의 상대 일본과 맞붙게 된다.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 대표팀 캠프로 향한 배 코치 역시 투지와 함께 대표팀에서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배 코치는 “호주 대표팀이나 일본 대표팀과의 경기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한일전은 모든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도 있고) ‘기세 싸움’이란 것이 있다. 누가 나가든 선수들도 그 기세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투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불펜코치로서 절대 물러나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배영수 대표팀 불펜코치는 역대 대회에서 1구, 1구에 혼을 담아 던졌다며 선수들이 기세싸움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도록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원익 기자

WBC 대회 공인구는 상대적으로 KBO리그 공인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고 미끄럽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대회 투수 파트의 경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는 만큼 공인구에 대한 빠른 적응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KBO와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일찌감치 지난 12월 최종 엔트리 내정 주요 선수들에게 대회 공인구를 전달해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기에 배 코치 역시 “선수들이 캠프에서 공인구를 던지는 것을 봤는데, 이미 적응을 모두 한 상태에서 넘어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면서 “경기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흙이 묻기 때문에 그렇게 미끄럽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들이 공을 계속 가지고 다니면서 적응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진행되고 있었던 롯데 괌 캠프에서도 박세웅, 김원중 등 대표팀에 선발된 소속팀 롯데 투수들과 함께 이미 공인구 적응 훈련을 마치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WBC 대회만의 특징은 라운드별로 투구수 제한이 있다는것이다. 이에 불펜을 총괄하게 될 배 코치는 “선발 투수가 나오면 바로 다음 투수들이 나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벌떼 마운드’를 차질 없이 계획하겠다고 전했다.

과거의 영웅은 어떤 마음으로 WBC에 임했을까. 배 코치는 “1구, 1구를 던질 때마다 정말 혼을 담아서 던졌던 그런 기억이 있다. 지금 우리 대표팀도 충분히 잘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국민들이 보셨을 때 ‘아, 정말 잘하는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한 번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함께 자신감을 전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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