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4번 포지션에 SK와 같은 좋은 백업 자원이 없었다.”
서울 SK는 2일(한국시간) 일본 우츠노미야 닛칸 아레나에서 열린 2023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챔피언스 위크 B조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즈와의 첫 경기에서 92-84로 역전 승리했다. 무려 18점차를 뒤집은 대역전극이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실에 참석한 브라이언 구지안 베이 감독은 “우리는 4번 포지션에 좋은 백업 자원이 없었다. SK는 19점 16리바운드를 한 선수가 있었지만 우리는 2점 1리바운드가 전부였다”며 아쉬워했다.
구지안 감독은 아시아 농구에 정통한 남자다. 중국과 일본에서 오랜 시간 지도자로 활동했다. 그런 그가 SK전에서 역전패한 후 포인트로 꼽은 건 바로 4번 포지션 싸움에서의 열세였다. 그리고 구지안 감독이 언급한 19점 16리바운드의 주인공은 리온 윌리엄스였다.
사실 SK의 초반 플랜, 동시에 선발 출전한 자밀 워니와 윌리엄스의 호흡은 그리 좋지 않았다. 코트 밸런스가 맞지 않았고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워니와 윌리엄스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김선형의 활약 외 SK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리고 전희철 SK 감독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전 감독은 “처음에는 맞지 않았다. 그래도 믿었다. 윌리엄스가 다른 팀에 있을 때는 정말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다. 눈에 잘 보이지 않게 상대를 갉아먹는 스타일이다. 상대하는 선수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지곤 한다.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윌리엄스다. 베이전에서도 보지 않았나. 계속 림을 두들기니 결국 열렸다. 워니까지 살아나면서 원했던 대로 잘 됐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윌리엄스는 KBL 내에선 워니의 백업 자원에 불과하다. 오랜 시간 한국에서 활동한 그였으나 평가는 매번 좋지 않았다. 스탯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출전 시간 대비 최고의 효율을 뽐냈다. 다만 적지 않은 나이, 화려하지 않은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저평가되고 말았다.
그러나 전 감독은 윌리엄스에 대한 물음표에 대해 항상 신뢰를 보였다. 윌리엄스가 가진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었기에 그는 그저 웃기만 했다.
전 감독은 “윌리엄스가 가진 진짜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항상 같은 답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처럼 이타적이고 또 주어진 시간 내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이미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했을 때 워니와 (김)선형이가 없던 시절 윌리엄스가 보여준 위력이 있다. 만약 그보다 더 뛰어난 외국선수가 있다면 내게 알려달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윌리엄스보다 더 좋은 외국선수가 오면 지금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값을 치르고 윌리엄스보다 더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또 팀 케미를 생각했을 때 플러스가 되는 선택일지 모르겠다. 나는 윌리엄스를 믿고 있으며 선수들도 그렇다. 충분히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감독의 말처럼 윌리엄스는 이미 증명을 마친 선수다. 또 국제대회에서의 위력 역시 대단하다는 것, 주어진 시간 대비 최고의 효율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그에 대한 물음표는 이제 사라져도 충분할 듯하다.
[우츠노미야(일본)=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