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타격·스피드·작전 수행 다 갖췄네…국민타자 心 잡은 이유찬, ‘포스트 김재호’ 자격 있었다

수비, 타격, 스피드, 작전 수행 능력 등 모자람이 없었다.

두산 베어스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12-10으로 재역전 승리를 거뒀다.

이날 두산의 승리를 이끈 주인공들은 많았다. 연장 11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기록한 호세 로하스, 5-8에서 8-8 동점 스리런 홈런을 친 김재환, 3안타 맹타를 휘두른 정수빈, 복귀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한 양의지, 그리고 또 다른 멀티 히트의 주인공 김인태 등 너나 할 것이 모두 빛났다.

수비, 타격, 스피드, 작전 수행 능력 등 두산 이유찬은 모자람이 없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그러나 가장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두산의 역전 승리를 이끈 건 바로 이유찬이었다. 홈 개막전 직전까지 이승엽 두산 감독을 고민하게 한 유격수 포지션에서 결국 선발로 인정받은 그가 결국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국민타자’를 웃게 했다.

이유찬의 롯데전 기록은 3타수 1안타 2타점 1도루. 또 1개의 희생 번트(스퀴즈), 1개의 희생 플라이를 기록했다. 이보다 알찬 기록이 있을까.

이유찬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건 7회와 8회였다. 먼저 7회에는 무사 1, 3루 상황에서 좌익수 쪽으로 큰 타구를 날리며 양석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빅이닝의 시작이었다. 이후 두산 타선은 롯데 불펜진을 두들겼고 김재환의 동점 스리런 홈런이 터지며 8-8 동점을 만들었다.

8회에는 1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이유찬. 그는 벤치 지시에 따라 재치 있는 스퀴즈 플레이를 펼쳤다. 타격 자세에서 재빨리 번트를 쳐낸 이유찬, 3루에 있었던 조수행이 홈으로 슬라이딩하며 9-8 역전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이유찬은 타격이 생각보다 좋은 선수다. 그리고 개막전, 1점차 승부라는 압박감이 있었음에도 잘해줬다”며 “희생 플라이 상황은 당시 점수차가 컸기 때문에 일단 따라붙자는 생각으로 정상 타격을 맡겼다. 그러나 8회에는 1점차 승부인 상황에서 타격에 부담이 있을 수 있어 스퀴즈 플레이를 지시했다. 정말 잘 따라줬고 수행 능력도 좋았다”고 웃음 지었다.

이유찬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스퀴즈 플레이 성공 후 1루에 안착한 그는 곧바로 도루를 시도, 성공했다. 타격감이 뛰어났던 정수빈에게 득점권 상황을 제공한 것. 물론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만들었다는 건 그만큼 대단했다.

이유찬의 수비 안정감 역시 좋았다. 유격수로 투입된 상황에선 큰 문제 없이 롯데 타자들의 타구를 잡아냈다.

물론 2루수로 포지션 변화 후 맞이한 연장 11회에선 아쉬운 수비 장면이 있기는 했다. 안치홍의 강습 타구를 잡아내지 못해 실점 위기를 막지 못했다. 그리고 잭 렉스의 적시타가 이어져 자칫 패인이 될 뻔했다. 로하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해프닝이 됐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유찬이 잡아내지 못한 강습 타구는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됐다. 워낙 처리하기 힘든 타구였기에 그만의 실수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김재호의 시대 이후 여러 ‘포스트 김재호’가 탄생했지만 아직 확실한 주인공이 등장하지는 못한 두산이다. 그들의 오랜 고민이자 걱정이다. 그래서 이유찬의 홈 개막전 활약은 더욱 반갑다. 단순히 수비만, 아니면 공격만 잘하는 유격수가 아닌 모든 것을 갖췄음을 증명한 하루였다. 이제 143경기가 남았다. 이유찬은 남은 경기 동안 자신의 가치를 더 증명할 수 있을까. 시작은 너무 좋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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