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은 ‘광주 토르’로 불린다. 수려한 외모와 찰랑이는 긴 머릿결을 휘날리며 마운드 위에서 삼진을 잡는 압도적인 그림은 천둥의 신을 연상하게 한다.
단순히 겉모습만으로 앤더슨을 칭송하는 게 아니다. 올 시즌 초반 힘겨운 레이스를 펼치는 팀 분위기에서 KIA 마운드에 커다란 빛이 되는 선수가 바로 앤더슨이다. 앤더슨은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 3.06 20탈삼진 4사사구 WHIP 0.93을 기록 중이다. ‘1선발’급으로 데려온 만큼 앤더슨은 그 기준에 충족하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4월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앤더슨의 가치가 빛났다. 이날 앤더슨은 6.1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팀의 5대 3 승리에 이바지했다. 시즌 첫 스윕 시리즈로 반등 계기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나온 에이스다운 역투였다.
25일 광주에서 만난 앤더슨은 “현재 몸 상태가 좋은 데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를수록 한국 타자들에 대해 더 알아가고 있기에 더 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경기 초반에 잘 안 풀렸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고,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패턴을 다변화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앤더슨은 “KBO리그에 정말 좋은 타자들이 많다. 특히 배트 컨트롤이 좋은 타자들이 많더라. 공을 맞추는 콘택트 능력으로 투수들을 괴롭힐 줄 안다”라고 바라봤다.
앤더슨은 광주와 KBO리그에도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특히 KBO리그 특유의 응원 문화는 앤더슨의 뇌리에 잊히지 않는 순간을 선사했다.
앤더슨은 “광주는 음식뿐만 아니라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으로도 유명한 걸 알고 있다. 홈뿐만 아니라 원정에서도 응원이 뜨겁다. 팬들께서 좋은 맛집을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또 내가 삼진을 잡을 때 나오는 응원가나 타자들의 응원가들을 들어보면 다 중독성이 강하다. 잠에 들기 직전에 생각날 정도”라며 미소 지었다.
앤더슨은 한국말을 열성적으로 배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길거리를 지나다가 보이는 한글 간판을 모두 읽으려고 노력하는 선수다. 앤더슨은 한국 선수들과 짧은 소통을 위해서도 간단한 단어라도 한국어로 쓰고자 한다.
앤더슨은 “어디를 가더라도 한글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단어에 대한 뜻도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데 한글로 내 이름을 사인을 해주니까 오히려 팬들이 그냥 영어로 해달라고 하더라(웃음). 팀원들을 북돋아주기 위해서 ‘가자’, ‘괜찮아’라는 말도 배웠다. 영어를 섞어서 동료와 대화할 때는 ‘이해했어’라는 말로 물어보기도 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보통 외국인 선수가 처음 KBO리그로 올 경우 팀 동료들이 짓궂게 한국어 욕을 먼저 가르쳐주기도 한다. 하지만, 앤더슨은 그런 나쁜 단어보단 팀 동료들과 융화되기 위한 착한 단어를 가장 먼저 배웠다.
앤더슨은 “다른 구단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한국말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그 과정에서 나쁜 단어도 조금 들었지만, 기본적으로 팀 동료들과 의사소통이나 전력 분석을 할 때 좋은 한국말을 배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KIA가 앤더슨에게 가장 바라는 건 1선발다운 이닝 이터 활약이다. 앤더슨도 그런 기대를 잘 알기에 180이닝을 넘어 200이닝에도 도전하고 싶단 뜻을 밝혔다.
앤더슨은 “우리 구단 트레이닝 코치들께서 철저히 관리해주셔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미국에선 이닝 이터 면모를 보여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KBO리그에선 기본적으로 180이닝을 목표로 200이닝까지 도전하는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광주=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