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동희가 2군에 내려갔을 때 일이다.
박흥식 롯데 수석 겸 타격 코치와 연락이 닿았다. 한동희의 부진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해 연락을 취했다.
박 수석의 첫 마디는 의외였다. “한동희의 부진은 내 탓이다. 내가 욕심을 부렸다. 언젠가 시도는 해야 했겠지만 내가 변화를 너무 서둘렀다. 그 결과 좋지 않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며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지도자에게 자신의 탓을 하는 경우를 보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특히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 실패했을 경우 대부분 선수 탓을 하기 마련이다.
자신이 틀린 것이 아니라 선수가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버리면 그만이다.
스스로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인정하는 말은 생각보다 듣기 어렵다.
이제 환갑을 넘긴 나이의 박흥식 코치다.
커리어도 화려하다. 이승엽 박병호 등 KBO를 대표하는 거포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자부심이 대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박 수석이 스스로에게 채찍을 들었다. 한동희의 실패는 자신의 욕심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지난겨울 한동희는 변화를 꾀했다.
공의 정면을 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보니 공이 뜨지 않고 라이너성 타구로 날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홈런이 되는 것이 당연한 타구도 펜스에 맞고 떨어지곤 했다. 다리가 느린 탓에 2루타도 되지 못하고 단타로 그치는 경우 또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