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더 힘들지만, 팀을 위해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정적인 홈런포로 LG 트윈스의 연승을 이끌었음에도 허도환은 오로지 팀 생각 뿐이었다.
허도환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9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했다.
허도환의 출격은 더블헤더로 인한 주전 포수 박동원의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박동원은 앞서 열린 더블헤더 1차전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리고 허도환은 이날 자신이 맡은 임무를 100% 수행해냈다. 먼저 그는 경기 초반 흔들리던 임찬규를 잘 리드하며 최소 실점을 이끌어냈다.
타석에서의 존재감도 빛났다. 2회말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아섰지만, LG가 3-2로 근소히 앞서던 4회말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좌완 커크 맥카티의 3구 146km 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허도환의 시즌 2호포. 발사각은 24.9도, 타구속도는 170.9km였으며 비거리는 114.3m로 측정됐다.
이는 빅이닝의 단초가 됐다. LG는 허도환의 솔로포를 포함해 해당 이닝에만 총 4득점에 성공, 승기를 굳혔다. 이후 LG는 5회말 홍창기의 1타점 우전 적시타, 김현수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더 보태며 귀중한 승리와 마주할 수 있었다. 이후 허도환은 5회말 공격에서 박동원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 타격 성적은 2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경기 후 허도환은 먼저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 “투수가 몸 쪽 빠른 공을 잘 던지는 투수라 패스트볼만 생각했다”며 “맞는 순간 넘어간다고 생각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날 LG의 선발투수 임찬규는 초반 난조를 보였다. 1회초와 3회초 모두 실점하며 흔들렸다.
그러나 임찬규에게는 허도환이 있었다. 허도환은 안정적인 리드와 볼 배합으로 임찬규를 5이닝 2실점으로 이끌었다. 임찬규는 결국 시즌 11승(3패)째를 수확했는데, 이는 그의 개인 단일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으로, 지난 2018시즌(당시 11승 11패 1세이브) 이후 5년 만이다.
허도환은 이 비결에 대해 “초반에 코스 안타들이 나와서 패턴을 조금 바꿨다”며 “오늘 (임)찬규의 패스트볼이 너무 좋아 패스트볼 위주로 패턴을 바꿨다. 그 점이 잘 통한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허도환의 활약에 힘입은 LG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SSG를 9-5로 완파했다. 앞서 열린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8-3으로 승전고를 울렸던 LG는 이로써 4연승을 달리며 74승 2무 47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허도환은 “무엇보다도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연승해서 더 좋다”며 “팬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시즌이 얼마 안 남았는데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전체 56번)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허도환은 이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현 SSG), KT위즈 등을 거친 뒤 2022시즌부터 LG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은 779경기 출전에 타율 0.216(1371타수 296안타) 11홈런 121타점이다.
올 시즌에도 그의 존재감은 빛나고 있다. 주연은 아니지만, 팀에 꼭 필요한 조연으로서 쏠쏠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허도환은 “(경기 출전이 규칙적이지 않아) 힘들고, 나이가 들어 더 힘들지만, 야구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며 “팀을 위해서 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