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대참사→파키스탄 쇼크’ 아픈 전광인·정지석 계속 넣고, 쌩쌩한 정한용 외면…최선이었을까 [MK항저우]

전광인(현대캐피탈)과 정지석(대한항공)이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돌아온 건 61년 만의 노메달이었다.

지난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중국 섬유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배구 한국과 파키스탄의 12강전에서 파키스탄이 한국을 0-3으로 제압했다.

대회 최대 이변이라고 해도 불러도 될 정도로, 한국으로서는 지난 20일 인도전 패배에 이어 또 한 번의 참사가 왔다. 이로 인해 한국은 1962년 자카르타 대회 5위 이후 61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이란 충격적인 결과표를 받게 됐다. 1966년 방콕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까지 이어져 온 14회 연속 메달 행진이 끊겼다.

사진=AV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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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임도헌 감독은 “드릴 말씀이 없다. (전)광인이는 발목이 좋지 않았고, (정)지석이는 여기에 와서 몸이 안 좋아졌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아쉬워했다.

임도헌 감독의 말처럼 전광인과 정지석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막판 발목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되어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했던 전광인은 재활을 통해 아시아선수권 때부터 대표팀에 합류해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하게 됐다.

그러나 기존에 우리가 알던 전광인의 경기력과는 많이 떨어져 보였다. 1차전 정지석이 허리 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나경복(국방부)과 함께 풀세트를 뛰어야만 했다. 22점은 물론 리시브도 양 팀 최다 32회의 리시브를 받으며 투혼을 보여줬다. 돌아온 건 패배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도전 패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임도헌호는 결국 허리 통증으로 1차전을 결장한 정지석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정지석은 선발로 나와 11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한국은 조 2위로 12강에 올랐다.

곧바로 열린 22일 파키스탄전. 이번에는 전광인이 선발로 나왔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도 끌려가자 임도헌 감독은 전광인을 빼고 정지석을 투입했다. 아직 몸이 완전치 않은 게 표정으로도 드러났다. 정지석이 힘을 내고자 했지만 아직 허리가 완전하지 않은 정지석은 이전에 보여주던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 시 점프를 할 때 허리가 아프다. 특히 스파이크 공격을 하려 할 때 통증이 오더라”라고 말했던 것처럼 공격하고 착지할 때마다 표정을 찡그렸다.

사진=AV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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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옆에 있던 나경복마저 과부하에 걸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1차전을 풀로 뛰고, 2차전도 3세트를 제외하면 팀의 모든 공격을 책임졌다. 사흘 연속을 그렇게 뛰니 탈이 안 날 수가 없었다.

매 경기 접전이고 사흘 연속 경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픈 선수 두 명을 돌려쓰고, 한 명은 과부하에 걸리니 경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의문점을 제기했다. 왜 정한용(대한항공)을 쓰지 않냐는 것이었다. 모든 운동선수가 가지고 있는 잔부상은 있을지 몰라도, 어디 딱히 아픈 게 아니었다.

기량이 떨어지느냐? 그것도 아니다. 기량이 떨어졌다면 임도헌 감독이 비시즌 때 함께 했던 황경민(KB손해보험), 임성진(한국전력) 등 대신 정한용을 데려가지 않았을 것이다. 연령별 대회 경험은 풍부하지만, 성인 국가대표 경험은 형들에 비해 적을뿐이다.

표본은 적지만 정한용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2차전 캄보디아전서는 2세트 중반부터 나와 공격 성공률 63%(5/8), 블로킹 1점을 기록했다. 12강전 파키스탄전에서는 흔들리는 나경복을 대신해 3세트 교체로 나와 세 번의 공격 시도, 2점을 올렸다.

아시안게임 전에 열린 청두 유니버시아드 대회 나가서도 에이스로 활약하고 왔다. 아직 경험만 적을뿐,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다.

사진=AVC 제공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정한용에게 부여된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두 명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한 명을 원포인트 서버로 주로 활용했다. 물론 소속팀 대한항공에서도 원포인트 서버로 나설 만큼, 서브가 매력적인 선수인 건 맞다. 하지만 그건 소속팀이다. 지금은 국제 대회. 12명의 제한된 자원으로 대회를 치러야 한다. 한국은 아웃사이드 히터 두 명이 아프고, 한 명은 과부하에 걸리기 직전 상황이었다. 정한용의 제한적인 사용을 모두가 아쉬워했다.

부상 등 교체 사유가 명확하고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명단 내에서 1차전 시작 전 교체가 가능했지만 임도헌호는 그대로 갔다. 그러나 돌아온 건 항저우 참사, 파키스탄 쇼크였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전광인, 정지석의 역량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공수 대체 불가 자원들이다. 또한 책임감도 강한 선수들이다. 한국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을 수도 있을 터. 그러나 이들은 아프다. 투혼을 발휘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과연, 이 모든 상황은 최선이었을까.

한국은 오는 24일 오후 8시 바레인과 7-12위 순위 결정전을 가진다.

항저우(중국)=이정원 MK스포츠 기자

[항저우(중국)=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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