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구 못 던진다고 해서 ‘77구 QS+’ 준비했네…이의리, 당장 인천공항 가도 안 늦었는데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중도 탈락의 충격을 깨끗하게 씻는 쾌투를 펼쳤다. 엔트리 교체 사유로 나온 투구수 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은 투구 결과였다. 오히려 80구도 안 던지고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까지 달성할 정도로 쾌조의 투구 컨디션을 보여준 이의리의 하루였다.

이의리는 9월 27일 창원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6대 1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의리는 지난 주 충격적인 아시안게임 엔트리 교체 상황을 겪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9월 2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수를 교체하기로 했다”면서 “해당 선수는 KIA 투수 이의리로,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이나 대회 기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교체 논란을 겪은 KIA 투수 이의리. 사진=김영구 기자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당일 환하게 웃고 있는 이의리의 미소는 쓰라린 추억으로 남게 됐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의리는 9월 9일 광주 LG 트윈스전 선발 등판에서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1군에서 잠시 이탈했다. 회복한 이의리는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복귀전에서 1.1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 조계현 위원장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21일 이의리의 선발 등판을 직접 지켜봤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일을 앞두고 펼친 이의리의 마지막 리그 등판 결과가 좋지 않자 다음 날 곧바로 이의리 엔트리 교체를 결정했다.

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2일 오후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교체가 확정된 KIA 이의리를 대체할 선수로 롯데 외야수 윤동희를 확정했다”라고 전했다.

KIA 구단은 이의리의 손가락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의리는 교체 발표 당일 구단과 함께 손가락 물집 관련 ‘이상 무’ 소견서를 받기도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소집일 이의리 교체 결정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이의리 교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의리 선수는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역할을 맡아야 주축 좌완 투수였다. 보름 전에 이의리 선수가 손가락 물집으로 강판되는 걸 봤다. 대표팀 책임 트레이너가 계속 상태를 확인했다. 나도 21일 대전 경기 이의리 선발 등판을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보는 시각은 다르겠지만, 던지는 물집 상태와 그날 2이닝을 못 던지고 강판 이후 물집 상태를 보니까 이 상태로 선발 투수로서 70~80구 이상 투구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결국, 선발 투수로서 80구 이상을 못 던진다고 판단해서 교체를 결정했다”라며 설명했다.

류 감독의 말처럼 이의리가 다음 리그 등판에서 80구 이상을 못 던질지 야구계 시선이 쏠린 분위기였다. 이의리는 9월 27일 더블헤더 2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 총 77구를 던졌다. 류 감독의 시선처럼 80구를 모두 채우진 못했지만, 이의리는 단 77구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는 효율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이의리는 2020 도쿄올림픽과 2023 WBC 대회에 모두 참가해 국가대표 선수로서 헌신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에도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발표 날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의리는 환한 미소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그 미소는 소집 하루 전 한순간 쓰라린 추억으로 사라지게 됐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9월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 항저우로 출국한다. 이의리가 당장 내일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대표팀에 합류하더라도 충분히 늦지 않을 정도로 쾌조의 투구를 보여줬기에 이번 교체 결정에 더 아쉬운 시선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이의리가 2023 WBC 대표팀에 합류해 연습경기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의리가 2020 도쿄올림픽 대회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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