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전 슬픈 기억이 있는 황선홍 감독, 제자들이 스승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남자축구 24세이하(U24) 대표팀은 4일 오후 8시(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을 가진다.
한국은 8강에서 개최국 중국을 만나 홍현석, 송민규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가져오며 6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예선부터 8강까지 5경기를 뛰며 23득점-1실점이라는 기록으로 4강까지 순항했다.
상대는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꺾고 올라왔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도 8강에서 만났는데 당시 한국이 연장 접전 끝에 4-3 승리를 가져온 바 있다.
황선홍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에 슬픈 기억이 있다. 29년 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황선홍 감독은 네팔전에서 8골을 넣는 등 미친 골 결정력을 보이며 한국을 4강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났는데 0-1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한국은 3-4위전에서 쿠웨이트에도 패하며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황선홍 감독은 당시 대회에서 11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지만, 정작 메달은 가져오지 못하며 웃지 못했다.
그래서 황선홍 감독은 예선 1차전부터 지금까지 연이은 승리에도 들뜨지 않았다. 차분했다. 오히려 장점보다 단점을 찾으려 애썼다. 29년 전 아픈 기억이 있기에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1차전 종료 후 황 감독은 “대승은 기분 좋다. 다만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전술적으로 우리가 준비한 걸 잘 수행한 선수들은 칭찬해야 한다. 결과는 빨리 잊고 다음을 준비하겠다”라고 했으며, 8강전 종료 후에는 “최고의 적은 우리 안에 있다.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 한 걸음 물러나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신중하게 접근해 4강전에서 승리하고 결승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한국이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최초 3연패를 노리는 것처럼, 우즈베키스탄도 우승이 간절하다. 공교롭게도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단 한 번도 4강 이상을 간 적이 없다. 이번 대회 4강 진출이 29년 만이다.
그렇지만 조별예선부터 순항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다.
황선홍 감독은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모두 좋다. 누구를 내세워도 제 몫을 해주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대비에 대해서는 “우즈베키스탄은 상당히 직선적이고 파워풀하고 에너지가 있다. 힘 싸움을 하는 팀이다. 전술적으로 잘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스승의 29년 전 아픔을, 제자들이 씻겨줄 수 있을까.
항저우(중국)=이정원 MK스포츠 기자
[항저우(중국)=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