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만큼 중국 남자농구도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중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에 출전한 16개국 중 금메달에 가장 가까운 팀이었다. 경쟁국들의 전력 약화가 두드러졌고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였던 레바논이 불참했다. 여기에 개최국 이점까지 있으니 금메달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중국은 이제껏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을 금메달로 끝냈다. 1990 베이징아시안게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이 그랬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여겨졌다. 가장 큰 경쟁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조별리그에서 일본 3군에 졸전 끝 패하면서 변수도 사라졌다.
그러나 중국은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4강에서 만난 필리핀에 대역전패를 당하며 쓰러졌다. 심지어 야오밍이 직접 지켜본 이 경기에서 마지막 1분 30초를 버티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충격적인 중국의 ‘광탈’. 오래전부터 무너지고 있었던 중국 남자농구의 결과물이다.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부터 시작된 내리막길은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들이 대한민국처럼 돈이 없어 투자를 못 하거나 인적 자원이 부족한 건 아니다. 그렇기에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현지 매체들도 중국의 부진에 회초리를 들었다. 적극적인 투자에도 발전은커녕 무너져버린 축구와 비교할 정도로 바닥이라는 평가다. ‘소후닷컴’은 여러 이유를 들어 중국의 남자농구가 몰락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시스템의 불완전한 구축, 기본기 문제, 체력 부족, 부정확한 야투, 선수들의 투지 부족, 젊은 선수들의 훈련 부족, 코치진의 무능함, 에이스의 부재 등 8가지를 언급하며 꼬집었다.
모두 틀린 말이 아니다. 중국은 과거 아시아에서만큼은 압도적이었다. 대한민국이 가끔 적수가 되어 등장했지만 대부분 대회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앉았다. 하메드 하다디를 앞세운 이란의 등장에도 아시아 농구의 수장은 중국이었다. 특히 왕즈즈, 이지엔리엔이 해내지 못한 하다디 사냥을 저우치와 왕저린이 성공하며 새로운 만리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저우치는 제2의 야오밍이 될 것이라는 기대치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호주 NBL에서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을 떨쳤지만 이후 CBA, 그리고 전 소속 구단과 마찰이 있었고 한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최근에는 허리 부상으로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불참했다.
이외에도 중국 남자농구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된 궈아이룬, 왕저린 등 새로운 황금세대의 성장 속도가 좋지 않다. 새로운 유망주 빅맨들 역시 잇따라 NBA에 도전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심지어 아시아 청소년 레벨에서도 크게 두드러지지 못한 모습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다.
충분한 투자, 풍부한 인적 자원에도 그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결국 내부 시스템 문제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대했던 선수들의 더딘 성장도 결국 크게 보면 시스템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의 여자농구가 세계 랭킹 2위에 오르고 또 미국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것 역시 남자농구의 몰락을 더욱 크게 느껴지게 한다.
중국의 일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중국처럼 내부 시스템 문제가 심각하다. 기준이 없고 상식도 없다. 심지어 중국이 가지고 있는 재정과 인적 자원 모두 없다. 적어도 그들은 문제를 파악하면 해결할 수 있는 힘은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부터 부족하니 비슷하면서도 다른 상황이다.
중국 남자농구의 몰락은 많은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들이 부족하고 문제인 것을 대한민국에 전부 대입해도 대부분 일치한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은 중국과 달리 남녀농구가 전부 심각한 수준이다.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부터 해야 할 차례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