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KT WIZ가 2018년 SK 와이번스처럼 ‘승패승패승승’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을 만들 수 있을까. ‘강철 매직’의 틀 깨기에 그 결과가 달렸다.
KT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대 2 승리 뒤 2차전을 치러 4대 5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한 KT는 11월 10일 홈으로 이동해 3차전을 치른다.
KT는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승리를 코앞에 두는 분위기였다. 2차전 1회 초 4득점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KT는 2회 초 조용호의 3루 주루사와 4회 초 1사 만루 기회 무득점에 그치면서 점차 쫓기기 시작했다. 결국, KT는 믿었던 박영현이 무너지면서 쓰라린 역전패를 안았다.
KT는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혈투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만약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했다면 4차전 만에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2차전을 허망하게 놓치면서 시리즈 승부의 추가 LG로 넘어온 분위기다.
2010년 이후 한국시리즈 업셋이 일어난 사례는 2015년 두산 베어스(정규시즌 3위)와 2018년 SK 와이번스(정규시즌 2위)다. KT가 가장 바라는 그림은 2018년 한국시리즈 업셋 과정이다. 당시 SK는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불인 끝에 한국시리즈에 올라와 승패승패승승 흐름으로 시리즈 전적 4승 2패 우승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KT 분위기와 흡사한 그림이다.
다만, KT도 서서히 체력이 빠질 시점이라는 건 큰 아킬레스건이다.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등판한 손동현이 1, 2차전을 치르면서 지친 기색이 보이기 시작했다. 박영현도 1차전 등판 때 강습 타구를 맞은 여파를 떨치지 못한 결과였다. 6이닝 선발 야구로 리드를 잡은 뒤 7~9이닝 필승조 등판으로 마무리 짓는 KT표 승리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남은 시리즈는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결국, 팀 타선이 더 폭발력 있는 득점력을 보여주거나 혹은 팀 마운드 운영에 변화를 줄지가 관건이다.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은 정규시즌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차전 패배 뒤 2, 3차전 승리로 반전의 불씨를 마련했다. 하지만, 주전 타자들이 지친 기색 속에 4차전 낮 경기까지 치르는 고된 일정을 맞이하자 힘 없이 3연패로 무너졌다.
KT 타선도 마찬가지다. 우선 알포드-박병호로 이어지는 3, 4번 중심 타선에 변화를 줄지 이강철 감독과 벤치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20년 한국시리즈 때 두산 벤치는 부진한 주전 타자들을 포함한 팀 타선을 시리즈 끝까지 끌고 갔다. 그 결과 큰 반전 없이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팀 타순 변화와 더불어 오윤석, 이호연 등 타격에 장점이 있는 백업 자원을 반전 카드로 활용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간간이 좋은 타구를 날렸던 알포드와 달리 전반적인 타구 질 자체가 매우 나빴던 박병호를 끝까지 믿을 지도 고민이다.
마운드 기용 공식도 당일 경기 상황과 투구 구위에 따라 달라질 필요가 있다. 2차전의 경우에도 손동현과 박영현의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졌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8회 말 엄상백 등판 혹은 8회 1사 2루 위기에서 이틀 동안 푹 쉰 마무리 김재윤의 5아웃 세이브 등 과감한 움직임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시리즈 전적 자체는 1승 1패지만, 2차전 쓰라린 역전패를 통해 이미 시리즈 기세는 LG로 넘어갔다. KT가 믿을 카드는 3차전 벤자민 선발 카드지만, 연속 4일 휴식 뒤 마운드에 오르는 벤자민의 컨디션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무조건 벤자민만 믿고 갈 수는 없다. 팀 타선과 팀 불펜 운영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변수가 나와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시리즈 업셋 사례는 흔치 않다. 상대 팀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큰 전력 유출이 있는 경우가 주된 업셋 사례였다. KT는 그런 변수도 없는 가운데 힘겹게 남은 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결국, ‘언더독’ 팀이 이기기 위해선 안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존의 것을 고수하기보다는 틀을 깨고 푹 쉬고 경기 감각이 올라오기 시작한 1위 팀을 흔들 수 있는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이 과연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