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환이가 울면서 다가오는데…” LG서 함께 고생했던 형들과 진한 포옹, 39세 KT 캡틴도 뭉클

“지환이가 울면서 안아주는데….”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5차전. LG가 KT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누르고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우승에 성공하며 그동안의 한을 풀었다.

우승이 확정된 이후, LG 주장 오지환은 KT 벤치 쪽으로 향했다. 박경수, 박병호와 진한 포옹을 했다. 승자는 패자를 따뜻하게 위로해 줬고, 패자는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훈훈한 장면이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오지환은 물론 박경수와 박병호도 L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LG 암흑기를 함께 한 이들이다. 세 선수 모두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으나 웃는 순간보다 고개를 숙이는 순간이 더 많았다.

그러다 박병호가 2011년 중반 키움 히어로즈로 떠나고, 박경수도 2014시즌 종료 후 KT 유니폼을 입었다. 세 선수 모두 최고의 선수가 되면서 그날 보여줬던 포옹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박병호는 홈런왕으로, 박경수는 KT의 창단 첫 우승 주역이자 그해 시즌 MVP로 그리고 오지환은 29년 만에 LG 우승 캡틴이 되었다.

최근 만났던 박경수는 “난 LG를 진심으로 축하해 줬다. 우리가 부족해서 진 것이다. LG 기세가 너무나도 좋았다”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나였으면 정신이 없어서 그렇게 못 챙겼을 것 같다”라며 “지환이가 울면서 다가와 먼저 안아주는데 ‘고생했다. 축하한다’라고 진심으로 축하해 줬다. 또 다른 선수가 아닌 지환이가 MVP를 받아 기분이 좋았고, 따뜻하게 축하해 줬다”라고 미소 지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최근 이강철 KT 감독, 구단으로부터 현역 1년 연장 제안을 받은 박경수. 다가오는 시즌에는 준우승이 아닌 우승 반지를 끼고 은퇴를 바라보고 있다.

26일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2023 KT 위즈 팬 페스티벌에서도 팬들을 향해 “구단으로부터 1년 더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나 역시 반지가 하나 더 필요하다. 내년 이 자리에서 감사 인사하면서 떠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박경수는 “어떻게 보면 올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KT에 와서 5위, 6위, 꼴찌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 준우승 등을 다 해봤다. 이번 준우승이 우리에게는 더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다음에 가면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산이 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KT의 정신적 지주 박경수, 내년 시즌에는 승자로서 패자를 위로하는 위치에 갈 수 있을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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