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 동상이 도난 뒤 손상된 사건에 대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구단이 직접 나설 예정이다.
‘리그 42’ 재단 설립자이자 대표이사인 밥 러츠는 1일(한국시간)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30개 구단이 동상 재건과 재단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리그 42 재단은 지난 2021년 미국 캔자스주 위치타에 있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 리그의 본거지인 맥애덤스 파크에 로빈슨 동상을 세웠다.
이 동상은 그러나 현지시간으로 지난 1월 25일 새벽 도난당했다. 도난범들이 발목 부위를 잘라 훔쳐가면서 동상이 있던 자리에는 두 발만 흉물스럽게 남았다.
주변 CCTV 화면에는 두 사람이 어둠속에서 동상을 은색 픽업 트럭에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도난당한 동상은 이후 처참한 몰골로 발견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화요일 위치타 소방청 소속 소방관들이 근처 공원 쓰레기통에 화재가 났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출동한 현장에서 청동 조각상의 잔해가 발견됐다. 동상은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됐다.
다른 동상도 아니고 인종차별을 허문 영웅의 동상이었다. 이를 훼손한 의도는 명백해보였기에 위치타를 넘어 전 미국에 걸친 분노를 일으켰다.
동시에 동상 재건을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MLB.com’에 따르면, 러츠가 모금 사이트 ‘고 펀드 미’에서 동상 재건 기금을 모으기 시작한 이후 15만 6000달러가 넘는 돈이 모였다고 전했다.
새로운 로빈슨의 동상은 기존 동상 제작에 사용됐던 틀을 그대로 사용해 이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러츠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동상 재건 사업이 “지난 5일과는 다른, 즐거운 일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로빈슨은 지난 1947년 4월 15일, 브루클린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최초의 흑인 선수로 기록됐다.
인종차별의 벽을 허문 그를 기념하기 위해 메이저리그는 그의 등번호 42번을 리그 전체 영구결번으로 지정했고 그가 데뷔한 4월 15일을 재키 로빈슨 데이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날은 메이저리그의 모든 선수들이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을 달고 뛴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