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1선발’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2경기 연속 대량 실점으로 시즌 평균자책이 8.10까지 폭등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구위가 아닌 커맨드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다음 등판 반등을 기대했다.
크로우는 3월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4.1이닝 6피안타(1홈런) 5탈삼진 3사사구 5실점을 기록했다.
크로우는 3월 23일 개막전인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시즌 첫 선발 등판해 5.2이닝 6피안타(1홈런) 5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당시 마지막 이닝인 6회에 급속도로 흔들리면서 퀄리티 스타트 달성에 실패한 점이 아쉬웠다.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크로우는 이날 1회 말 탈삼진 2개를 포함한 깔끔한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크로우는 2회 말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이날 첫 안타를 맞은 뒤 강승호에게 던진 139km/h 커터가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좌월 2점 홈런으로 연결돼 선취점을 내줬다. 존 가운데 높은 방향으로 몰린 커터 제구가 아쉬웠다.
크로우는 3회 말 1사 뒤 정수빈,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크로우는 라모스에게 1타점 우익수 오른쪽 적시 2루타를 내주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만루 위기에서 양석환과 강승호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겨우 한숨을 돌렸다.
4회 말을 삼자범퇴 이닝으로 넘긴 크로우는 끝내 5회 말을 못 넘겼다. 크로우는 5회 말 정수빈과 허경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맞이한 1사 1, 2루 위기에서 김재환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결국, KIA 벤치는 크로우를 내리고 윤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윤중현도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린 탓에 크로우의 실점은 ‘5실점’까지 늘었다.
KIA는 경기 초중반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상대 선발 투수 브랜든에게 6이닝 무득점으로 꽁꽁 막힌 가운데 끝내 득점 없이 0대 8 영봉패를 당했다. 개막 5연승이 무산된 시즌 첫 패배기도 했다.
이날 크로우는 최고 구속 153km/h 속구(17개)과 최고 구속 152km/h 투심 패스트볼(29개), 그리고 최고 구속 139km/h 슬라이더(18개)와 체인지업(13개) 등을 구사했다. 커터(4개)와 커브(4개)도 있었다. 하지만, 크로우는 강력한 구위의 패스트볼 계열 구종을 결정적인 순간 스트라이크 존으로 꽂아 넣지 못했다. 5회 말 속구가 빗나가면서 연속 볼넷을 내준 장면이 가장 뼈아팠다. 크로우는 4월 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치를 세 번째 선발 등판에서 반등이 절실한 분위기다.
이범호 감독은 3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크로우는 구위보다는 커맨드 문제라고 본다. 구속은 잘 나왔다. 하지만, KBO리그 무대에서 정교한 커맨드 없이 힘으로만 밀어붙이려고 하면 힘들다는 걸 본인이 잘 깨달았을 거다. 그런 부분을 잘 준비한다면 다음 등판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잠실구장 마운드라는 변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이 감독은 “잠실구장 그라운드 자체가 다른 야구장과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나도 현역 시절에 느꼈지만, 마운드든 타석이든 약간 나만 붕 뜬 느낌이 있다. 네일 선수도 시범경기 때 잠실구장 등판에서 부진(3.1이닝 6실점)했지 않나. 크로우 선수도 그런 부분에서 적응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IA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소크라테스(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우익수)-김선빈(2루수)-서건창(1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을 상대한다. KIA 선발 투수는 윤영철이다. KIA는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윤영철을 등록하면서 포수 한승택을 말소했다.
이 감독은 “윤영철 선수는 오늘 첫 등판이라 90구를 투구수 기준으로 우선 세웠다. 어제 필승조 투수들을 아꼈기에 경기 상황을 보면서 불펜 투입 시점을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