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재호? ‘제1의 박준순’을 꿈꾼다, 52번 두산 슈퍼 루키의 다짐

“52번은 되게 좋은 번호 같다.”

잠실 야구장에 다시 52번 등번호를 단 새로운 선수가 내야를 누빌 예정이다. 바로 두산 내야의 20년을 책임 질 선수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신인 내야수 박준순(18)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9월 열린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덕수고의 내야수 박준순을 지명했다. 두산이 1라운드에서 내야수를 지명한 것은 지난 2009년 허경민을 전체 7순위로 뽑은 이후 무려 16년만의 일이었다.

두산 박준순. 사진=천정환 기자

1차 지명을 포함할 경우 2021년 안재석 이후 4년만의 발탁이었는데, 두산은 그 귀한 1라운드 지명권을 써서 최근 성공 사례가 많은 최상위 지명 투수 선택 대신 야수를 뽑는 모헙수를 택했다.

그런데 박준순을 오랫동안 지켜본 야구인들은 조금 다른 견해를 내놓곤 한다. 박준순의 지명이 ‘모험수’가 아닌 두산 야수진의 세대교체를 이끌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들이다.

실제 우투우타의 내야수 박준순은 청량중 덕수고를 거쳐 2학년에 재학중일 때까지만 해도 수비형 선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 타격 성적이 폭발하면서 공-수 기량이 조화를 갖춘 고교 야수 최대어로 거듭났다.

2024년 4월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서 박준순은 타격상-타점상-홈런상을 휩쓸고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한달 후 열린 5월 황금사자기대회서도 타격상과 MVP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고교 대회 공식전서 박준순은 타율 0.442/ 5홈런 33타점/ OPS(출루율+장타율)는 1.250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거기다 22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까지 보유한 박준순은 5-TOOL 플레이어의 자질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정확한 컨택트 능력과 최근 물이오른 장타력에 더해 좋은 수비력 등을 갖춘 박준순의 모습을 두고 ‘제2의 김하성’으로 꼽는 스카우트들의 평도 많았다.

두산 박준순. 사진=천정환 기자

그리고 그런 박준순은 이제 두산에서 새로운 내야의 주역이 될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 그 시작은 호주 시드니와 일본 미야자키로 이어지는 두산의 스프링캠프가 될 전망이다. 박준순은 3라운드에 함께 지명된 투수 홍민규와 함께 신인 중에서 1차 호주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창단기념식을 마치고 만난 박준순은 “방금 처음 들었다. 이전에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단 얘긴 듣긴 했는데 확정으로 들은것은 처음”이라며 밝게 웃은 이후 “캠프에 따라가서 열심히 배우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며 해맑게 캠프에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TV속에서만 접했던 팬들은 아직은 거리감이 있는 존재들이다.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에게 박준순은 “수비에서 움직임을 배우고 싶다. 타격 쪽에서도 카운트 싸움이나 투수들에게 공략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가벼운 어깨 염증 등도 회복 단계다. 2월부터 송구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며 지금도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 박준순의 유니폼에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그가 달고 있는 등번호 52번이다. 불과 지난해까지 52번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영원한 ‘천재 유격수’인 김재호가 달았던 등번호다. 김재호는 개인 통산 1793경기에서 뛰면서 1235안타 등을 기록하는 등 두산의 거의 대부분의 유격수 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이다. 그리고 그 전설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했다.

일반적이라면 그 무게를 부담스러워 누군가는 쉽게 선택하지 못했을만한 등번호. 하지만 ‘부담이 클 것도 같다’는 취재진의 말에 박준순은 “되게 좋은 번호인 것 같다”며 오히려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박준순은 “두산의 원클럽맨인 김재호 선배가 달았던 번호여서 좋은 것 같다”면서 “번호선택도 내가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 박준순. 사진=천정환 기자

여러 선수들과 비교되고 있지만 박준순 개인으로는 야구적으로 가장 비슷한 선수로 또 다른 전설적인 내야수인 정근우를 꼽았다. 박준순은 “정근우 선배와 (스타일이) 가장 비슷한 것 같다”면서 성격을 묻는 질문에는 “야구 할때는 조금 시끄러운 편인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두산의 내야는 김재호의 이탈 외에도 추가적으로 한 가지 변화가 더 있다. 바로 김재호와 함께 오랜기간 두산 내야를 지켰던 허경민이 FA로 이적하면서 유격수와 3루수 자리가 동시에 빠지게 됐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기존 2루수였던 강승호를 3루로 이동시키고 새로운 유격수와 2루수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불과 입단 첫 해지만 박준순도 어엿한 경쟁 후보다. 박준순은 “어느 포지션에 가도 잘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수비에서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박준순은 구체적으로 “올 시즌 전반기 전까지는 올라가고 싶다. 그렇게 목표를 잡고 있다. 후반기에는 조금씩 경기에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있다. 박준순은 “최종적인 목표가 신인왕이어서 차근차근 해 나가고 싶다”면서 “구체적으로 숫자에 대한 목표는 아직까지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 단계씩 계획한대로 점차 1군에서 경기 출전 숫자와 역할을 늘려가서 최종 목표인 신인왕까지 도달하겠다는 게 박준순의 올해 목표다.

누구의 그늘에 가려지고 싶은 생각도, 기대에 눌릴 이유도 없다. 박준순은 그렇게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각오다.

두산 박준순. 사진=천정환 기자

[잠실(서울)=MK스포츠 김원익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홍상수 감독 아내, 불륜녀 김민희 임신 몰랐다
‘장원영 모욕’ 탈덕수용소 1심 추징금 2억 선고
걸스데이 혜리, 비키니 앞·뒤태…완벽한 청순&섹시
블랙핑크 리사, 돋보이는 S라인 글래머 핫바디
한국 체육계, 대대적인 인적 쇄신 몰아칠 듯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