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원로 축구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원로축구인모임’은 1월 2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 건물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원로축구인모임’ 박승옥(86) 대표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지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한 세대를 담당했던 우리 축구 원로들이 큰 실망감을 느끼고 한국 축구의 앞날을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을 시작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장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수장이다. 선거는 공정하면서도 축제 분위기 속 치러져야 한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후보자 간 과열 경쟁, 상호 불신 등으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아직 새 투표일도 정해지지 못했다. 초유의 사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천안축구센터 건립 등 한국 축구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선거에 우리 원로뿐 아니라 온 국민이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 이유”라고 했다.
원로축구인들은 이 자리에서 다섯 가지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원로축구인들이 입장문에서 밝힌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한축구협회는 사명감을 가지고 모든 역량을 발휘해 선거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만전의 조치를 취하라.
둘째, 이번 선거는 후보자 간의 과열 경쟁과 상호 불신으로 얼룩졌다. 후보자들은 사심을 버리고 오직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셋째, 한국 축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의 한없는 축구 사랑과 축구인들의 노력 속에 발전을 거듭해 왔다. 우린 이번 선거가 한국 축구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넷째, 우리 축구원로들은 회장 선거에 출마한 그 어떤 후보도 편들거나 지지하지 않는다. 오직 이 나라 축구 발전의 새로운 초석이 될 최적의 인물이 뽑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우리 원로축구인들은 앞으로 진행될 회장 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지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감시할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원로 축구인 김기복(80) 전 실업축구연맹 회장은 “우린 75세 이상 축구인들의 모임”이라며 “35명 회원 전원이 한국 축구를 위한 마음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원 중엔 90세가 넘으신 분들도 계신다. 그런 분들도 이날 자리에 함께했다. 우리가 바라는 건 한국 축구의 발전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복 전 회장은 축구계에서 유명한 ‘OB축구회’와 ‘원로축구인모임’은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김기복 전 회장은 “이와 같은 행사는 OB축구회가 주최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OB축구회는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을 받는 단체로서 회장 선거와 관련해 목소리를 낸다면 불공평하다는 얘기가 나올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OB축구회 일원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기자회견 및 성명서 발표는 대한축구협회와 관련 없는 ‘원로축구인모임’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
[신문로=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