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투수 데이빗 뷰캐넌(35)은 활력이 넘치는 선수다. 삼성라이온즈에서 뛰던 시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끔 그 에너지가 너무 넘쳐 문제가 될 때도 있었지만, 그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눈물도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속에 치러진 2020시즌 완투승 이후 출산을 위해 미국에 돌아간 아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화제가 됐었다.
2025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그런 모습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초청선수로서 7일(한국시간) LA다저스와 캑터스리그 원정경기 등판을 마친 뷰캐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온 한국과 일본 기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 구단을 담당했던 기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일본 취재진에게 야쿠르트 구단의 상징이었던 마스코트 츠바쿠로의 담당 스태프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그는 “팀이 잘하든 못하든 늘 에너지와 즐거움이 넘치는 모습이셨다. 우리 홈구장(진구구장)이 인조 잔디고 도쿄도 여름에 정말 더운데 그 더위에서 두꺼운 복장을 하고도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어쩌다 탈을 벗으면 땀으로 범벅이 된 모습이었지만, 늘 미소를 잃지 않으셨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외국인 투수로서 성공적인 삶을 보냈다. 야쿠르트에서 3년간 71경기 나와 20승 30패 평균자책점 4.07 기록했고 삼성에서는 4년간 113경기에서 52승 28패 평균자책점 3.52 기록했다.
특히 삼성에서는 구단 외국인 투수 중 최초로 2년 연속 15승, 4년 연속 10승을 거두면서 외국인 투수에 대한 갈증을 풀어줬다.
“정말로 큰 경험이었다”며 외국에서 보낸 지난 7년을 돌아본 그는 “나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우리 아들은 일본에서 태어났고, 우리 딸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우리는 그곳에서 그곳의 문화와 사람들, 분위기를 즐기면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생활은 좋은 말밖에 할 것이 없다”며 지나간 시간을 떠올렸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대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 대구는 서울 같은 큰 도시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다. 이들은 추수감사절에 미국에 있는 우리를 찾아오기도 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많은 친구를 만들었고 여러 좋은 곳들을 갔으며 여러 식당, 키즈카페 등을 찾았다. 대구는 우리에게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며 대구에서 보낸 4년을 떠올렸다.
성공한 외국인 선수로서 그는 아시아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남겼다.
“내가 해줄 조언은 미국에서 하던 것을 그대로 그곳에서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문화나 이런 것들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경험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얻었으면 한다. 그곳에서는 미국이라면 하지 못할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다른 문화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면 이해하지 못할 것들도 있다. 그렇지만 정말 아름다운 볼 것들도 많고 즐거운 기억들도 많이 얻을 수 있다.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어디를 가든 많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친 그는 지난해 미국으로 복귀했다. 이번 시즌은 레인저스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불펜으로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이전보다 더 성숙했고, 정신적으로 강해졌으며 게임에 접근하는 데 있어 내 모습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며 프런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팬들이 뭐라고 소리를 지르는지, 소셜미디어에서 뭐라고 하는지 이런 것들은 신경 쓰지 않고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모습을 지키고 있다. 내가 마운드 위에서 통제할 수 있는 일, 타자에게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필드밖에서는 좋은 팀 동료가 되는 법, 클럽하우스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올바른 롤모델이 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며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달라진 모습에 대해 말했다.
캠프 초반 수비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던 그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공을 던지게 된 것은 축복이다. 덕분에 나를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얼마나 많은 기회를 얻든 좋은 오디션이라 생각하고 내가 내 최고의 능력치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하면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것”이라며 남은 캠프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글렌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