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씩 던졌다 하더라. 본인이 많이 던져 뭔가를 잡고 싶었던 것 같다.”
착실하게 준비 중인 임정호(NC 다이노스)가 곧 1군에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신일고, 성균관대 출신 좌완 사이드암 투수 임정호는 공룡군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3년 3라운드 전체 30번으로 NC에 지명됐으며, 희소성 있는 투구 폼과 날카로운 변화구가 강점으로 꼽혔다.
프로 통산 479경기(312이닝)에 나선 임정호는 11승 22패 3세이브 92홀드 평균자책점 4.33을 올렸다. 2020시즌에는 69경기(41이닝)에 출전해 2승 2패 22홀드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은 임정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NC와 3년 최대 12억 원의 조건에 자유계약(FA)을 맺었다. 세부 내용은 계약금 3억 원, 연봉 총액 6억 원(연도별 2억 원), 옵션 3억 원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아직 1군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은 탓이다. 그렇게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4월 18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좀처럼 등판하지 않아 많은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다행히 큰 이슈는 아니었다. 이 시기 임정호는 NC C팀(NC 2군)과 D팀(NC 재활군 및 육성군)을 오가며 절치부심했다. 18일 울산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이호준 NC 감독은 “공을 200개씩 던졌다 하더라. 선발로 나가 3이닝도 던졌다. ‘미쳤다’”며 껄껄 웃은 뒤 “본인이 많이 던져 뭔가를 잡고 싶었던 것 같다. 이제 뭔가 되니 C팀 가서 게임 시작했다. 지금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사령탑의 말처럼 임정호는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투구를 펼쳤다. 14일 상무전에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적어냈다. 이어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 감독은 “(임)정호가 D팀에서 C팀으로 올라와 경기하고 있다. 지금 구속도 어느 정도 올라오고 있다 보고를 받았다. 곧 올라올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단 콜업 시기는 임정호 본인에게 달려있다. 이호준 감독은 “본인에게 결정하라 했다. ‘준비 다 됐습니다’ 하면 바로 올린다 했다. 본인 몸 상태를 보고 결정하라 했다”며 “그동안 세 번 올리려 했는데, 세 번 다 ‘빠꾸’ 먹었다. 아직 완전하지 않다 하더라. 완벽히 끌어올린 뒤 올라오고 싶다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NC 1군 엔트리를 살펴보면 좌완 불펜이 전무한 상황이다. 전천후 최성영이 있지만, 최근에는 선발로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착실하게 준비 중인 임정호가 돌아온다면 NC는 큰 힘을 얻게된다.
이 감독은 “‘됐습니다’ 하면 올리려 했는데, 아직 말이 없다. 6월에는 무조건 올라와야 한다. 힘 보태줘야 한다. 6월에는 치고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임정호는 빠르게 1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
[울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