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이 시구에 나섰다. 아시아 역대 최고의 야구 선수로 꼽히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부상 복귀 후 처음 승리 투수가 됐다.
오타니는 8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투수이자 1번 타자로 출전했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5이닝을 던져 2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5-1 승리에 앞장섰다. 오타니가 승리 투수가 된 건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2023년 8월 1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2023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타자 역할에 전념했다.
오타니는 긴 재활을 거쳤다.
오타니는 올해 6월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을 통해 투수로 복귀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0경기에서 모두 5이닝 미만의 짧은 이닝만 책임졌다.
오타니는 2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선 약 3년 11개월 만에 한 경기 9개 안타를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이 LA 홈 경기 시구에 나선 이날은 달랐다.
오타니는 이날 완벽한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오타니는 0-0으로 맞선 2회 초 볼넷 2개를 내리 내주면서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후속 타자 두 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3회 초엔 노엘비 마르테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으나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타니는 다시 후속 타자 두 명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오타니는 0-1로 뒤진 4회 초 수비에서도 상대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호투를 이어갔다.
오타니는 팀 타선이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하자 4회 말 공격에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오타니가 선두 타자로 나섰다. 오타니는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신시내티 좌완 선발 닉 로돌로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내 출루했다. 다저스 타선은 이후 안타 4개를 추가하며 4득점을 올렸다.
경기가 뒤집힌 것이다.
오타니는 이날 타석에서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타자 오타니’가 ‘투수 오타니’의 부상 복귀 첫 승리를 도왔다.
오타니는 시즌 타율 0.278를 유지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61에서 4.18로 떨어졌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시구한 손흥민은 관중석에서 오타니를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