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의 기다림, 21년 만의 복수…세 마리 토끼 잡은 안양의 ‘약속한 1승’ [MK상암]

FC안양이 ‘연고지더비’에서 FC서울을 꺾었다. 이는 안양에 1승 그 이상의 결과로 돌아왔다.

안양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 3분 만에 수비수 토마스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후반 2분 권경원의 자책골로 경기는 원점이 됐지만, 안양은 서울의 공세를 뚫고 후반 33분 모따의 결승골이 터지며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했다.

안양의 팬들은 서울전 종료 휩슬과 함께 포효했고, 일부는 눈문까지 흘렸다. 그동안 기다렸던 서울전 승리는 안양에 큰 의미이기 때문이다. 안양과 서울은 연고지 역사로 얽혀있는 악연이다. 서울은 LG치타스 시절 2002 한일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연고지 공동화 정책으로 1996년부터 안양에 보금자리를 텄다. 안양 LG치타스로 활동하며 엄청난 인기를 이끌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하지만 2004년 연고지 공동화 정책이 폐지되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프로축구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월드컵 이후 방치됐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활용안 또한 걸려있었다. 논의 끝에 LG치타스가 서울로 향하며 지금의 FC서울이 됐다.

안양 시민들은 갑작스레 응원하던 팀을 잃게 됐다. 큰 분노와 상실감 속 팀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그로부터 9년 뒤 지금의 안양이 창단됐다. 서울을 넘어선다는 뜻으로 뭉쳤고, 안양 LG치타스의 서포터스였던 A.S.U RED 또한 돌아왔다.

지난 시즌 안양이 K리그2 우승과 함께 승격을 일구며, 서울과 1부 무대에서 맞서게 됐다. 개막 미디어데이부터 안양 유병훈 감독과 서울 김기동 감독은 ‘연고지 이전’과 ‘연고지 복귀’라는 명칭을 두고 설전을 펼치기도 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안양은 오랜 기간 1부 무대를 누빈 서울에 도전자의 입장으로 두드렸다. 3번의 고투 끝에 상암벌에서 그토록 바라던 승리를 거뒀다. 2월 22일 리그 2라운드 만에 두 팀은 격돌했다. 안양은 서울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당시 안양은 1-2로 패했다. 이후 5월 6일 안양은 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21년 만에 안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까지 띄우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안양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서울에 일격을 맞으며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세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안양은 필승을 다짐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을 꺾은 기세를 이어가고자 훈련 일정을 조정했고, 유병훈 감독은 선수단에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강조했다. 좋은 흐름을 잡아가고자 서울을 상대로 분전했고, 달콤한 승리를 따내며 염원했던 순간을 맞닥뜨리게 됐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유병훈 감독은 이번 시즌 ‘서울전 1승’을 팬들과 약속해 왔다. 과거 팀을 잃은 팬들의 아픔과 상실감에 작은 위로를 선물하겠다는 의지였다. 3번의 맞대결 끝에 자신이 내걸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팬들 또한 경기 후 유병훈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유병훈 감독은 경기 후 “팬들이 있었고, 구단의 역사를 알기 때문에 ‘서울전 1승’ 약속을 할 수 있었다. 오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 팬들에게 이번 경기 승리를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창단 후 연고지 역사가 얽힌 서울전 첫 승리. 12년의 기다림이었고, 팬들에게는 2004년 이후 21년 만에 완벽한 복수전이 됐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안양은 서울을 꺾고 팬들의 바람을 이루면서도, 잔류의 희망까지 키웠다. 경기 전까지 11위(승점 30·승강 플레이오프행)에 머물렀던 안양은 찾아온 반등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 라운드 함께 강등권 경쟁을 펼치는 수원FC, 제주SK(이상 승점 31)가 나란히 패했다. 이런 상황에 승점 3을 추가하며 두 팀을 넘어 잔류권인 9위에 오르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대전전 승리에 이어 시즌 첫 2연승까지 기록했다. 이는 안양이 1부 리그에서 기록한 첫 연승이다. 반등이 절실한 입장에서 새로운 원동력까지 얻은 채 9월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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