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이 새로운 인연이 됐다.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에 참가한 FC스피어 주장 디디에 드로그바와 실드 유나이티드 주장 리오 퍼디난드는 현역시절 라이벌팀 감독이었던 아르센 벵거와 라파엘 베니테스를 스승으로 모시게 됐다. 두 사람은 입 모아 두 감독에 존경을 표했다.
2025 아이콘매치가 13일과 14일에 걸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세계 최고의 축구 레전드들이 한국에 모여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리는 만큼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처음 개최해 올해 두 번째를 맞이하는 아이콘 매치는 더욱 뜨거운 라인업을 자랑한다. 드로그바, 퍼디난드를 비롯해 티에리 앙리, 에덴 아자르, 클라렌스 세이도르프, 욘 아르네 리세, 카를레스 푸욜 등 2년 연속 참가한다. 그리고 스티븐 제라드, 웨인 루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솜 캠벨, 호나우지뉴 등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던 또 다른 선수들이 새로 합류했다.
가장 큰 변화는 감독 자리다. 지난해 앙리가 FC스피어, 파비오 칸나바로가 실드 유나이티드의 감독직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아스널의 무패 우승’ 벵거 감독과 ‘리버풀의 이스탄불 기적’ 베니테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넥슨코리아 박정무 사업부사장은 “선수단 섭외가 쉽지 않았지만, 팬들에게 보다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다”라며 “아스널의 무패 우승, 이스탄불의 기적을 비롯해 여러 서사를 담아보고 싶었다”라고 2025 아이콘매치 섭외 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양 팀 주장은 현역시절 최대 라이벌팀의 감독이었던 벵거 감독과 베니테스 감독을 직접 모시게 됐다.
프리미어리그가 현재는 ‘빅6(리버풀·아스널·맨체스터 시티·첼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토트넘)’로 분류되지만, 과거에는 ‘빅4(리버풀·아스널·첼시·맨유)’가 강세를 보였다. 당시 드로그바는 첼시, 퍼디난드는 맨유, 벵거 감독은 아스널, 베니테스 감독은 리버풀에 몸담고 있었다. 앙숙이었던 네 사람은 이번 아이콘매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드로그바와 퍼디난드는 두 감독과 만남을 두고 “영광이다”라고 입 모아 이야기했다. 드로그바는 “현역시절 라이벌팀의 감독이었지만, 두 사람에 대한 존경심은 언제나 컸다. 벵거, 베니테스 감독 모두 함께해 기쁘다. 감독이 선임된 만큼 팬들에 더욱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퍼디난드는 “우리는 축구라는 종목 아래에 한 가족이다. 영광이다. 드로그바와도 현역 시절 많은 대결을 펼쳤다. 새로 합류한 제라드 또한 현역 시절에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은퇴 후 모두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라며 두 감독 외에도 라이벌팀 출신 선수들까지 언급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