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루머에 흔들렸던 이이경이 첫 공식석상에서 마침내 정면 승부를 택했다. 그는 “일기예보에 없던 우박을 맞았다”며 폭로자를 향한 결단의 문장을 남겼다. “끝까지 무조건 잡는다.”
6일, 대만 가오슝 내셔널 스타디움. ‘AAA 2025’ 시상식 무대는 이이경의 첫 공식석상 복귀 무대였다. 베스트 초이스 상을 받기 위해 오른 그는 먼저 침착하게 인사를 건넸다. “배우 이이경입니다. 연말에 저에게 목소리와 상까지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문장에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최근 저는 일기예보에 없던 우박을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용의자가 회사 메일로 사죄와 선처를 보내고 있습니다. 끝까지 무조건 잡겠습니다.” 짧지만 확실했다. 무대와 팬들 앞에서 그는 ‘사생활 루머’라는 난기류를 스스로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똑바로 드러냈다.
이어 그는 특유의 예능 감각을 잃지 않은 채 한 줄을 더 남겼다. “SNL 보고 있나? 나 이제 목요일 쉰다. 하하·우재 형 보고 싶다.” 웃음 속에 눌러 담긴 지난 날들의 복잡한 감정이 그대로 스쳐지나갔다.
이번 발언이 더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다. 이이경은 최근 자신을 ‘독일인 A씨’라고 밝힌 인물의 폭로로 사생활 루머에 휘말렸고, 그 여파는 예상보다 컸다. 예정됐던 ‘놀면 뭐하니?’ 하차, 최초 미혼 MC로 합류할 예정이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불발 등 프로그램 일정이 연달아 무너졌고, 이이경은 SNS에 억울함과 서운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의 글이 공개된 뒤 여론은 빠르게 바뀌었다. 제작진이 그에게 사과했고, 상황은 ‘폭로 내용 대부분이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그 흐름 속에서 등장한 오늘의 공식석상 발언은 단순한 “수상 소감”이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 다시 서겠다는 선언문에 가까웠다.
이번 AAA 무대는 이이경에게 ‘돌아온 자리’이자 ‘새로운 시작점’이 됐다. 폭로자에게 “끝까지 가겠다”는 말은 누군가를 응징하겠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동안 흔들렸던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겠다는 의지에 가까웠다.
사생활 루머가 만들어낸 소음 속에서도 그는 스스로의 진심을 장면 하나, 문장 하나에 정확히 실어냈다. 이제 남은 건 그가 선택한 이 강경한 첫걸음이 앞으로의 행보에 어떤 전환점을 만들어낼지 팬들과 대중의 눈이 그를 향하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