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의 전격 은퇴 이후 처음 나온 공식 반응이었다. tvN은 ‘두 번째 시그널’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해 입장을 밝혔지만, 명확한 결론 대신 ‘시간’과 ‘여지’를 남겼다.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 속에서 tvN이 선택한 것은 단정이 아닌 신중함이었다.
19일 tvN은 공식 입장을 통해 “‘두 번째 시그널’은 10년을 기다려준 시청자들을 향한 마음을 담아 2026년 하절기 공개를 목표로 준비해온 작품”이라며 “현재의 상황을 마주한 저희 역시 시청자 여러분의 실망과 걱정에 깊이 공감하며 무겁고 애석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획부터 제작까지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 관계자들이 함께한 작품인 만큼 ‘시그널’이 지닌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품과 시청자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방영 여부나 편성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번 입장은 조진웅의 은퇴 선언 이후 이어진 업계의 혼란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시그널’은 2016년 방송된 ‘시그널’의 시즌2로, 김혜수·이제훈·조진웅이 다시 모이는 tvN 20주년 핵심 프로젝트로 꼽혀 왔다. 이미 촬영을 상당 부분 마친 상태에서 주연 배우의 은퇴가 선언되며 작품의 향방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특히 조진웅이 연기해온 이재한 형사는 ‘시그널’ 세계관의 핵심 축으로, 단순한 분량 조정이나 편집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제작진과 채널 모두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tvN의 입장은 명확한 방향 제시보다는 ‘여백’을 남기는 쪽에 가까웠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 그리고 작품의 가치를 우선하겠다는 원론적 메시지였다. 그만큼 현재 상황이 단순한 편성 문제를 넘어, 작품 전체의 의미와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조진웅의 은퇴라는 변수 속에서 ‘두 번째 시그널’이 어떤 결정을 맞이하게 될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다만 tvN이 공식적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적의 방안”을 언급한 만큼, 당장의 결론보다는 긴 검토의 시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청자들이 기다려온 10년의 시간만큼, 이 작품을 둘러싼 선택 역시 쉽게 내려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