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원 바닥에 누워 있던 이효리와, 시상식 무대 위에 선 이상순. 같은 날, 전혀 다른 공간에서 포착된 부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장면으로 이어졌다. 말 한마디 없이도 전해진 이효리의 일상과, 마이크 앞에서 꺼낸 이상순의 고백은 ‘부부의 하루’라는 조용한 서사를 완성했다.
29일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이상순은 라디오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DJ로 활동한 지 1년 남짓, 이상순은 “MBC 라디오에서 진행을 맡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며 차분하게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작진과 청취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고, 마지막으로 짧지만 인상적인 말을 덧붙였다. “사연도 많이 보내주시고 열심히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청취자 중에 열혈 청취자인 아내에게도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담담한 목소리였지만, 객석에는 미묘한 웃음과 박수가 번졌다.
같은 날, 이효리는 전혀 다른 공간에서 포착됐다. 아난다 요가원 공식 SNS에는 이효리가 요가 매트 위에 편안히 누워 미소 짓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특별한 연출도, 메시지도 없었다. 팔을 괴고 누운 채 가볍게 웃는 표정만으로 충분했다.
요가원에서의 이효리는 무대 위 스타가 아닌, 일상의 리듬을 따르는 한 사람에 가까웠다. 힘을 뺀 자세와 자연스러운 표정은 최근 서울 생활에 적응해 가는 그의 현재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이상순의 수상 소감과 이효리의 요가 근황은 각기 다른 기사로 소비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공개된 두 모습은 묘하게 맞물린다. 한 사람은 조용히 몸을 풀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무대 위에서 마음을 전했다.
요란한 애정 표현도,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다.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보내는 부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요가하던 이효리에서, 무대 위에서 “사랑해”를 말한 이상순까지. 그 간격만큼이나 담백한 부부의 하루였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