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혜교가 짧은 한 문장으로 긴 시간을 정리했다.
송혜교는 13일 자신의 SNS에 “민자야…안녕”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얇게 쌓인 눈 위에 손으로 적은 듯한 ‘민자’라는 이름이 담겼다. 배경도, 설명도 없었다. 인물의 이름과 작별 인사만 남았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공유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촬영 종료 소감을 전했다. 그는 “1년…실감이 안 나네”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고, “아직 보내기 싫다”는 말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사랑하는 내 동구. 부디 성질 좀 죽이고, 괜한 사고 쳐서 민자한테 욕먹지 말고 건강하게 멋지게 잘 살아가길”이라며 극 중 인물에게 말을 건넸다.
두 사람의 글은 각각 짧고 길었지만, 향한 곳은 같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천천히 강렬하게’의 촬영 종료였다. 약 1년간 이어진 대장정의 끝에서, 송혜교는 이름으로, 공유는 문장으로 이별을 전했다.
‘천천히 강렬하게’는 1960~80년대 한국 연예계를 배경으로, 가진 것 없던 이들이 성공을 꿈꾸며 버텨온 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송혜교는 어린 시절부터 삶의 무게를 견뎌온 ‘민자’를, 공유는 그런 민자 곁을 지키는 친구 ‘동구’를 연기했다. 함께 자라고, 함께 부딪히며 인생의 굴곡을 건너는 인물들이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의 작별 인사는 배우의 말이기보다, 인물이 인물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처럼 읽힌다. 송혜교의 “민자야…안녕”은 담담했고, 공유의 “아직 보내기 싫다”는 솔직했다. 같은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마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노희경 작가가 극본을 맡고, 이윤정 감독이 연출한 ‘천천히 강렬하게’는 공개 전부터 두 배우의 만남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아왔다. 긴 촬영을 마친 지금, 작품은 끝났지만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 분위기다.
눈 위에 남은 이름 하나, 그리고 “아직 보내기 싫다”는 문장. 송혜교와 공유는 그렇게 1년을 떠나보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