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과거 논란’에 증발한 ‘시그널2’…명작의 비참한 최후

‘치지지직’ 무전기는 끊겼다. 그것도 가장 최악의 형태로.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던 이재한 형사의 명대사는, 그 역을 맡았던 배우의 추악한 과거 앞에 산산조각이 났다.

배우 조진웅이 충격적인 소년범 전력과 폭행 논란으로 불명예 은퇴를 선언하면서, 그 불똥이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수작으로 꼽히는 ‘시그널’ 시리즈와 동료 배우들에게 치명적인 방사능처럼 번지고 있다.

12일 tvN이 야심 차게 공개한 ‘2026년 드라마 라인업’에서 모두가 기다렸던 그 이름, ‘시그널2’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치지지직’ 무전기는 끊겼다. 그것도 가장 최악의 형태로.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던 이재한 형사의 명대사는, 그 역을 맡았던 배우의 추악한 과거 앞에 산산조각이 났다.사진=김영구, 천정환 기자

이날 공개된 라인업에는 하정우, 임수정, 박은빈 등 톱스타들의 복귀작이 즐비했지만, 대중의 눈은 ‘빈칸’을 향했다. 당초 오는 6월 방영 예정이었던 ‘시그널2’의 실종이다.

이유는 참담하다. 정의와 우직함의 상징이었던 ‘이재한 형사’ 본체 조진웅이 과거 차량 절도 및 특가법상 강도 강간 혐의로 소년원에 수감됐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성인이 된 후에도 극단 단원과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상습 폭행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다.

그가 연기한 이재한은 “세상이 그래도 살만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외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현실의 조진웅은 그 대사를 읊을 자격조차 없는 범죄 이력을 숨긴 채 대중을 기만해 왔다.

가장 큰 피해자는 10년 만에 다시 뭉친 김혜수와 이제훈이다. 두 사람은 전작의 영광을 잇고 팬들의 염원에 보답하기 위해 바쁜 스케줄을 쪼개 ‘시그널2’ 촬영을 마쳤다. 시즌1의 김은희 작가와 제작진 역시 10년을 공들여 이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하지만 조진웅의 ‘범죄 리스크’가 터지면서 이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김혜수의 카리스마와 이제훈의 절박한 연기가 담긴 결과물은 창고 속에 유폐될 처지다. 단순히 작품이 공개되지 못하는 것을 넘어, ‘성범죄 및 특수강도 전과자’와 호흡을 맞췄다는 사실 자체가 두 배우의 필모그래피에 씻을 수 없는 찝찝함을 남기게 됐다. 명배우들의 ‘의리’가 ‘배신’으로 되돌아온 순간이다.

조진웅의 몰락은 ‘시그널’이라는 브랜드 자체의 사망 선고나 다름없다. 이제 시청자들은 시즌1의 이재한 형사를 보며 더 이상 정의를 떠올릴 수 없다. 몰입은 깨졌고, 감동은 불쾌감으로 바뀌었다.

범죄를 수사하는 형사 드라마의 주인공이 실제로는 강력 범죄자였다는 아이러니. 이 치명적인 모순은 한국 장르물의 전설로 남을 뻔했던 ‘시그널’을 영원히 다시 꺼내볼 수 없는 금기작으로 만들어버렸다. 조진웅은 은퇴로 도망치듯 떠났지만, 그가 남긴 폐허 속에 덩그러니 남겨진 김혜수, 이제훈, 그리고 수많은 제작진의 피땀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무전은 다시는 울려선 안 된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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