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나 나왔으니까 쭉쭉 나올 거라 생각한다.”
‘307억 원의 사나이’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23일 일본 오키나와현 카데나의 카데나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7-4로 이겼다.
이번 연습경기는 오는 3월 펼쳐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오키나와 입성 후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에 3-4로 패한 대표팀은 21일 한화를 5-2로 꺾은 데 이어 이날도 승전고를 울리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7번타자 겸 1루수로 나선 노시환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2타수 1안타 2볼넷을 올리며 대표팀 타선을 이끌었다.
가장 빛난 순간은 2회초였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의 볼넷으로 연결된 무사 1루에서 한화 선발투수 우완 오웬 화이트의 3구 패스트볼을 통타해 대형 좌월 2점 아치를 그렸다.
경기 후 노시환은 “하나 나와 다행이다. 이제 하나 나왔으니까 쭉쭉 나올 거라 생각한다”면서 “맞는 순간 손맛을 완전히 느껴 넘어갈 줄 알았다. 2볼 배팅 카운트에서 더 과감하게 타격했던 게 잘 맞아 떨어져 다행”이라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특히 전날(22일) 대형 계약을 체결했기에 더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한화는 “지난 22일 팀의 간판타자 노시환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계약 조건은 2027시즌부터 2037시즌까지 계약 기간 11년에 옵션 포함 총액 307억 원으로, 이는 FA 계약과 비FA 다년계약을 통틀어 KBO리그 역대 최장기이자 최대 규모 계약이다.
뿐만 아니라 2026시즌 종료 후에는 포스팅을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해 선수의 동기부여도 이끌어 낼 수 있게 했다.
마음이 가벼워진 덕분이었을까. 앞선 연습경기에서 침묵하던 노시환은 대형 계약을 맺은 뒤 첫 타석에서 화끈한 홈런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연습경기라 안타가 없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밝힌 노시환은 “그래도 사람이니 하나씩 치면 좋다. 첫 타석 홈런 덕분에 뒤에 두 개 볼넷을 골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홈런을 뽑아낸 화이트는 WBC가 끝난 이후 한솥밥을 먹게 될 동료다.
노시환은 “조금 미안하지만, 저도 먹고는 살아야 한다. WBC 연습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못 치고 있다 이제 쳤다. 그래도 오늘 화이트 선수 고생했다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6 WBC 1라운드에서 C조에 속한 한국은 3월 5일 체코와 첫 경기를 가진 뒤 하루 휴식일을 가진다. 이어 3월 7일~9일 연달아 일본, 대만, 호주와 격돌한다. 여기에서 2위 안에 들어야 2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2006년 초대 대회 4강 진출, 2009년 대회 준우승을 거둔 뒤 2013년, 2017년, 2023년 모두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은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야구 강국’의 위상을 되찾고자 한다. 2019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뒤 통산 830경기에서 타율 0.264(2916타수 770안타) 124홈런 49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1을 적어낸 노시환의 어깨도 무겁다.
이번 경기에서 익숙한 4번 타순 대신 7번 타자로 기용된 노시환은 “저보다 잘하는 선수가 많아 어디에서든 제 역할을 하고 싶다”며 “아쉬운 점은 7번 타자가 타석은 잘 안 돌아오더라”라고 씩 웃었다.
한편 대표팀은 24일 같은 장소에서 이범호 감독의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