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할 수 없는 비극을 딛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LA다저스 좌완 알렉스 베시아(29), 그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베시아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캐멀백 랜치 글렌데일에서 진행된 시애틀 매리너스와 캑터스리그 홈경기 5회초 등판, 삼자범퇴로 1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그의 투구는 1이닝 17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경기장을 찾은 9886명의 관중은 기립박수로 그를 맞이했고 더그아웃에 있는 동료들은 그가 이닝을 끝내고 돌아오자 박수와 포옹으로 그를 맞이했다.
“솔직히 라이브BP 때 더 긴장됐다.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등판을 마친 뒤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을 만난 베시아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말하기를 ‘베시아에게도 오타니를 상대로 타격할 기회를 줘라’고 하던데 나는 그냥 투구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그는 “첫 등판이라 좋았다.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며 첫 등판을 마친 소감도 함께 전했다.
어느 선수든 첫 시범경기 등판은 설레기 마련이지만, 그의 이 말은 더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0월, 갓 태어난 딸 스털링 솔 베시아를 잃은 슬픔을 겪은 이후 첫 투구였기 때문이다.
팀이 월드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아내 카일라의 곁을 지키며 슬픔을 삼켜야 했던 그는 그 사건 이후 이날 처음으로 실전 투구를 가졌다. 이를 잊지 않은 관중과 동료들이 따뜻한 박수로 맞이한 것.
그는 “좋은 의미에서 힘들었다. 왜냐하면 팬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지만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훈련 때도 첫날 문을 열고 나오자 관중들이 많은 박수를 보내줬다. 나와 우리 아내에게 많은 의미가 있었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동료들에 대해서도 “이전에 내가 발표한 성명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로가 됐다. 동료들과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눴다. 내게 질문도 해주고, 이해해주려고 노력했다. 동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축복이었다. 동료들이 나와 소중한 순간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들은 내게 형제와도 같은 존재다. 이들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동료애를 전했다.
11월부터 훈련을 재개했다고 밝힌 그는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마운드 위에서 즐겁게 투구하며 나 자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 컨디션이 정말 좋다. 나 자신과 야구가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라며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기록을 자세하게 본 것은 아니지만, 타자들을 계속 균형을 무너뜨리면서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에 던졌다. 원하는 것은 다 해냈다. 물론 경기를 치르면서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체육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필요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어찌 됐든 느낌은 정말 좋다. 몸 상태도 정말 좋고, 코치진도 내 상태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며 많이 격려해주고 계신다. 오늘 구속이 90~92마일 정도 나온 거 같다. 처음 캠프를 시작했을 대는 86~88마일 정도 나왔는데 그 정도면 만족스럽다. 패스트볼의 효율만 높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여기서 계속 빌드업해 나가겠다. 첫 등판에 대해 정말 만족하고 있다”며 준비 상황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에게 정말 좋은 하루였다고 생각한다”며 베시아의 첫 등판에 대해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걸 원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가며 2026시즌에 집중하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도 그걸 알고 있다. 힘든 일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야구를 다시 할 수 있게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흔히들 야구 선수들이 감정을 분리하는 것을 잘한다고들 하지만, 어려운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시 웨이트룸과 불펜으로 돌아와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마음의 안정을 주는 거 같다”며 베시아의 이번 등판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했다.
[글렌데일(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