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무겁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중요한 일전에 출격한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8일 정오(오후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정하오쥐 감독의 대만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조별리그) C조 경기를 치른다.
현재 대표팀은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5일 체코를 11-4로 대파했으나, 전날(7일) 진행된 일본전에서 6-8로 분패했다. 이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대만전 승리를 통해 지난 2009년 대회 17년 만의 2라운드(8강) 진출을 겨냥한다.
단 대만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지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는 한국을 6-3으로 꺾기도 했다. 이번 대회 1차전과 2차전에서 호주, 일본에 각각 0-3, 0-13(7회 콜드패)으로 무릎을 꿇었으나, 체코를 14-0 7회 콜드승으로 누르며 기세 및 타격감도 올라와 있는 상태다.
더불어 한국은 대만이 체코와 7일 오후 12시에 만난 반면 일본과의 일전을 오후 7시 경기로 치러야 했다. 이후 다시 낮 경기를 소화해야 하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선발투수로 류현진을 낙점했다. 명실상부 류현진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KBO리그 통산 244경기(1566.2이닝)에서 117승 6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5를 적어냈다. 2013~2023시즌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186경기(1055.1이닝)에 나서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국제대회에서도 존재감은 컸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7 아시아 야구선수권,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다. 하지만 이후 빅리그에 입성하며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대표팀과 멀어졌다.
이번에는 다르다. 꾸준히 대표팀 발탁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냈고, 결국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당초 대표팀은 류현진을 일본전 선발투수로 고려했으나, 2라운드 진출의 분수령인 대만전 선발투수로 결정했다. 원래 곽빈(두산 베어스)이 먼저 나가고 류현진이 뒤를 받칠 계획이었으나, 최근 평가전에서 곽빈의 손톱이 부러지며 류현진이 중책을 맡게됐다.
류현진이 WBC에 나서는 것은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 공교롭게 당시 상대는 대만이었으며, 그는 3이닝 무실점으로 쾌투, 9-0 승리를 견인했다. 이런 류현진의 활약으로 탄력을 받은 한국은 해당 대회 준우승을 달성했으며, 이는 이번 WBC 전까지 한국 야구의 마지막 조별리그 통과로 남아있다.
이 밖에도 류현진은 그동안 대만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07 아시아 야구선수권(5이닝 2실점),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6이닝 1실점) 등에서 대만에게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대표팀은 이날도 류현진이 정해진 투구 수 안에서 최소 실점으로 긴 이닝을 막아주길 바라고 있다.
다행히 최근 컨디션도 좋은 편. 지난 2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평가전에서 뛰어난 경기 운영 및 완급 조절 능력을 선보이며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적어냈다.
선수 본인의 의지 역시 불타오르고 있다. 류현진은 체코전이 열렸던 5일 “(홈런이 잘 나오는 도쿄돔에서) 제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약한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던질 것”이라며 “(투구 수 제한을) 신경 쓰지 않고 매 이닝 전력으로 던질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류현진은 대만을 상대로 호투하며 류지현호를 2라운드로 이끌 수 있을까.
한편 대만은 이에 맞서 우완 구린루이양(닛폰햄 파이터스)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150km 중반대의 패스트볼을 지닌 그는 대만프로야구(CPBL)를 평정하고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