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Füchse Berlin, 독일)이 헝가리의 강호 베스프렘(One Veszprém HC)과의 혈투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유럽 핸드볼 연맹(EHF) 챔피언스리그 4강행 티켓을 따냈다.
베를린은 지난 6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의 Max-Schmeling-Halle에서 열린 2025/26 Machineseeker EHF 남자 핸드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베스프렘을 상대로 정규 시간 31-30 승리를 거뒀다.
1차전 합계 65-65로 동점을 이룬 양 팀은 승부 던지기에 돌입했고, 베를린이 최종 스코어 35-33(합계 69-68)으로 승리하며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파이널 4(FINAL4)’ 진출을 확정 지었다.
경기 초반은 베를린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베를린은 탄탄한 수비와 높은 공격 성공률을 앞세워 10분 만에 8-3으로 앞서나갔고, 한때 17-11로 6점 차까지 점수를 벌리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베스프렘의 센터백 루카 친드리치(Luka Cindrić)의 부상과 베를린 미야일로 마르세니치(Mijajlo Marsenić)의 퇴장 이후 흐름이 급변했다. 사비 파스쿠알(Xavi Pascual) 감독이 이끄는 베스프렘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17-17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접전으로 흘러갔다.
후반 막판, 베스프렘의 아메드 아델(Ahmed Adel)이 29-29 동점 골을 터뜨리며 베스프렘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듯했다. 그러나 베를린의 수문장 데얀 밀로사블리예프(Dejan Milosavljev)가 상대의 결정적인 7m 드로우를 막아내고, 토비아스 그뢴달(Tobias Grøndahl)이 득점에 성공하며 베를린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경기 종료 40초를 남기고 베스프렘의 아메드 헤샴(Ahmed Hesham)이 동점 골을 넣으며 승부는 결국 운명의 승부 던지기로 이어졌다.
승부 던지기에서 베를린의 골키퍼 밀로사블리예프는 다시 한번 영웅이 되었다. 그는 상대의 슛을 두 차례나 저지했고, 마지막 주자로 나선 마티아스 기젤(Mathias Gidsel)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티아스 기젤은 유럽핸드볼연맹과의 인터뷰에서 “커리어 통틀어 승부 던지기는 처음이었는데,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번 두 경기는 핸드볼이라는 스포츠의 엄청난 홍보 영상과도 같았다. 베스프렘 역시 쾰른에 갈 자격이 있는 훌륭한 팀이다. 승리해서 자랑스럽지만, 이런 멋진 경기의 일원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영광스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베스프렘의 센터백 예히아 엘데라(Yehia Elderaa)는 “이런 경기를 하기 위해 우리는 운동선수가 되었다. 모두가 동료를 위해 코트 위에서 영혼을 바쳐 싸웠다. 스포츠의 잔인한 점은 결국 한 팀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번 경기들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진정으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베를린은 2년 연속 쾰른행 티켓을 따내며 통산 세 번째 ‘파이널 4’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베스프렘은 4회 연속 8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대망의 ‘EHF 파이널 4’ 대진 추첨은 오는 12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