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니까 줬다”며 12년 동안 돈을 건넸던 동생이 결국 친형을 경찰에 고소했다.
1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돈 문제로 친형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한 남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자는 삼형제 중 막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큰형이 지난 12년 동안 제게서 1억 원 정도를 가져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형을 단순한 형제가 아니라 사실상 가장처럼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했다. 부모가 이혼한 뒤 고등학생 시절부터 형과 함께 자취를 했고, 형이 집안의 중심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형한테 지원한다는 느낌으로 돈을 줬어요.”
좋은 회사에 취직한 뒤에도 형을 향한 믿음은 이어졌다. 그는 대출을 받아 마련한 1억8000만 원 가운데 4000만 원을 형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알게 된 사실은 예상과 달랐다. 형이 해당 돈을 개인 투자에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갈등이 폭발한 건 주식 문제 때문이었다.
사연자는 “제가 해외 주식을 제 명의로 샀는데 형이 제 주식을 팔았다”며 “같이 살다 보니 컴퓨터도 같이 사용했는데 제 주식을 팔아서 자기 단타 투자에 써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일 이후 형과 사이가 완전히 벌어졌다”고 털어놨다.
현재 형은 아버지의 굴 장사를 돕고 있는 상황이다. 겨울철에만 운영되는 일이라 안정적인 수입이 많지 않다고 했다. 아버지 역시 동생에게 손해 본 돈 일부를 대신 갚아주겠다고 했지만 사연자는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형 잘못을 아버지 돈으로 받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형은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돈도 갚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은 크게 상한 뒤였다. 사연자는 형과 얼굴을 마주하기 싫어 집을 나와 친구 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친형을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다만 관계를 완전히 끊어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처음에는 절연하고 돈도 포기하고 싶었다”며 “그런데 그러면 제가 도망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돈은 꼭 받고 싶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현재는 형으로부터 월 30만 원씩 5년 동안 받기로 각서를 작성한 상태라고 밝혔다.
사연을 들은 서장훈은 돈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형제 관계를 완전히 끊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형이 가장 역할을 했던 시간도 있지 않았냐”며 “이번 일은 퉁치고 완전히 연을 끊기보다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이수근 역시 “돈은 아마 쉽게 못 받을 수도 있다”면서도 “언젠가 형이 직접 벌어서 갚고 감정을 정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방송 말미 사연자는 형을 향해 영상 편지를 남겼다.
“형 인생 살아라. 나도 내 인생 살게.”
오랜 시간 형을 믿고 의지했던 막내의 한마디에는 서운함과 미련,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가족의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