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발 로건 웹은 이날 패배는 자신의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웹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패배는 내 책임”이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웹은 6 2/3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 기록했다. 회까지는 피안타 1개와 사구 1개를 산발로 허용하며 상대를 압도했지만, 7회 사구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고 콜 영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피홈런 장면에 대해 웹은 “(슬라이더를) 바깥쪽으로 휘어지게 던지려고 했는데 공이 밋밋하게 들어갔다. 몸쪽 낮은 코스로 던지는 다른 공들과 비교하면 궤적이 조금 이상했다. 제대로 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가 더 아쉬워하는 장면은 따로 있었다. 그전에 0-2 카운트를 잡아놓고 사구로 출루를 허용한 랜디 아로자레나와 승부였다.
그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자를 내보낸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항상 후배들에게 ‘공격적인 투구’로 임하라고 강조한다. 경기에서 이기고 있거나 후반부에는 더욱 더 그렇다. 그런데 내가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몸에 맞는 공을 던지고 다음 타자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건 정말 안 되는 일이었다”며 자책했다.
이어서 “오늘 팀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패배는 내 책임이다. 그런 상황을 만들면 안 됐다. 좋은 투수를 상대로 7회까지 3-0으로 앞서고 있었다.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내가 팀을 어려운 상황에 빠뜨렸다. 애초에 점수를 내기 힘든 팀을 상대로 리드를 잡았자면, 지켜냈어야 했다. 간단하다. 내가 일을 그르친 것이다. 내 책임”이라며 이날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공 하나가 아쉬웠다”며 웹의 투구에 대해 말했다. “안타 두 개를 허용했는데 하필 그중 하나가 치명타가 됐다. 우리는 상대보다 홈런을 더 많이 쳤지만, 상대는 그 홈런을 칠 때 주자 두 명이 있었다. 굳이 이번 등판을 비판적으로 보자면 0-2 카운트에서 출루를 허용한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주자 두 명을 내보낸 것이 변수가 됐다. 그래도 한동안 실전 등판이 없었음에도 투구 내용 훌륭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등판이 될 거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그랬다. 다시 말하지만, 경기 결과만 빼고 전체적으로 뛰어났다”며 선수를 위로했다.
바이텔로 감독의 말대로 이날 웹의 투구는 훌륭했다. 전체 52개의 스윙중에 29%에 해당하는 15개의 헛스윙을 유도했고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의 강한 타구는 단 4개에 불과했다. 올스타 휴식기가 겹치면서 공백이 꽤 길었음에도 좋은 투구를 했다.
“느낌은 아주 좋았다”며 말을 이은 웹은 이날 등판에서 스위퍼(26%) 등 변화구 비중을 높인 이유를 묻자 “움직임도 좋았고, 효과도 있어서 계속 던졌다. 그늘 때문에 타자들이 시야 확보가 어려웠던 점도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 그걸 나름 이용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선발의 호투에도 샌프란시스코는 경기를 놓쳤다. 이번 시즌 첫 4연승에 도전이 좌절됐다. 시즌이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4연승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가 얼마나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웹은 “나도 그 점을 계속 강조하고 이야기했는데 정작 그걸 망친 장본인이 바로 나다. 오늘 이기고 4연승을 했어야 했는데 흐름을 끊어먹었다”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바이텔로 감독은 “그냥 당일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오늘 경기다. 어떤 상황에서 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9회에 지든 11회에 지든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다들 투구 하나하나를 보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더 잘할 수는 없었는지, 다르게 할 수 있는 건 없었는지 따져보게 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정말 좋은 경기였다. 받아들이기 힘든 패배지만, 내일 또 다른 큰 도전을 앞두게 됐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면서 “모멘텀은 참 흥미로운 주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한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긍정적인 요소들을 계속 쌓아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타석에서의 활약이든 투구 내용이든, 매일 경기장에 성실히 출근하는 태도나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 모두 포함된다. 빅리그 생활은 즐겁기도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도전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는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본인도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감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게 쉽지 않은 과제다. 매 경기, 아니 매 투구마다 그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며 생각을 전했다.
[시애틀(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