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베테랑’ 최진수의 쓸쓸한 마무리, 그를 향한 최소한의 존중 없었다…“내가 이렇게 존중받지 못할 선수인가” [MK인터뷰]

“내게는 최소한의 존중도 없었다.”

잔인하고 냉정한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무려 15년을 뛴 최진수. 대한민국 농구 역대 최고 유망주, 최연소 국가대표 등 화려한 타이틀을 지닌 그의 마지막은 너무도 쓸쓸했다.

최진수는 지난 8일 KBL이 공시한 은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그가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은퇴 동의서에 사인한 건 2일. 무려 6일 동안 최진수의 은퇴 소식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잔인하고 냉정한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무려 15년을 뛴 최진수. 대한민국 농구 역대 최고 유망주, 최연소 국가대표 등 화려한 타이틀을 지닌 그의 마지막은 너무도 쓸쓸했다. 사진=KBL 제공

6일이라는 긴 시간, 최진수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최소한의 예의, 존중 없는 비난, 욕설이 그의 SNS로 향했고 한 언론사는 은퇴가 아닌 방출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했다(기사는 현재 수정된 상황).

KBL을 떠나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들은 큰 상처였고 큰 문제가 됐다. 최진수는 결국 MK스포츠에 연락했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밝혔다.

최진수는 “나는 FA 기간 동안 한국가스공사와의 만남이 없었다. 대신 관계자와의 연락을 통해 앞으로의 동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2일, 은퇴 동의서에 사인하면서 KBL에서의 커리어를 끝내게 됐다”며 “근데 은퇴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4일에 관계자에게 문의했다. 관계자는 현재 업무가 많아 KBL에는 5일에 한 번에 보낼 것이라고 하더라.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기다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계약 미체결 상태로 남게 됐고 그 과정에서 SNS DM을 통해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수없이 받아야 했다. 심지어 내가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방출됐다는 기사도 보게 됐다. 나는 분명 은퇴하겠다고 했고 동의서에 사인까지 했는데 방출된 선수가 됐다”고 덧붙였다.

최소한의 존중이 있었다면 최진수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일이다. 그는 “LG에서 나왔을 때는 관계자가 직접 평택까지 찾아와서 ‘미안하다’, ‘고생했다’는 말을 했다. 이게 최소한의 예의, 존중인 것 같다면서 말이다. 감독, 코치님들도 따로 연락이 왔다. 사실 LG에서 잘하지 못했음에도 그렇게 해준 것에 너무 감사했고 고마웠다”며 “근데 한국가스공사는 아니었다. 은퇴 공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6일 동안 욕만 먹었다. 어떤 기사에는 방출된 선수가 됐다. 관계자에게 기사를 공유했고 내게 정정하도록 말하겠다고 했으나 은퇴가 아닌 그냥 팀에서 나오게 된 선수로 마무리됐다. 구단 SNS에는 내가 은퇴했다는 어떤 문구도 없었다. 이런 문제가 있을 때까지 감독, 코치들의 연락도 없었다. 이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진수는 “한국가스공사와 대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번 일이 처음 알려진 건 8일 기자들의 유튜브 방송이지 않나. 그러면 오늘 오전에라도, 내게 정말 미안했다면 SNS를 통해 은퇴 관련 게시물을 올릴 거라고 생각했다. 정정 보도를 했거나. 그럼에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최소한의 예의, 존중을 느끼지 못했고 그렇기에 대화할 마음은 없다”고 전했다. 사진=KBL 제공

그렇다면 한국가스공사는 이번 일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구단의 행정적 미숙함을 인정하였으며 ”최진수 선수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메시지로 우선 전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닌 직접 만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진수는 “한국가스공사와 대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번 일이 처음 알려진 건 8일 기자들의 유튜브 방송이지 않나. 그러면 오늘 오전에라도, 내게 정말 미안했다면 SNS를 통해 은퇴 관련 게시물을 올릴 거라고 생각했다. 정정 보도를 했거나. 그럼에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최소한의 예의, 존중을 느끼지 못했고 그렇기에 대화할 마음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은퇴 동의서에 사인한 것이 구단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 공유가 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구단의 설명이 있었다고 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곳의 시스템을 잘 알고 있다. 구단, 코칭스태프 모르게 선수 신분이 결정될 리 없지 않나. 결국 내가 느낀 건 진심이 담긴 사과보다 책임 회피로 보인다”고 더했다.

오리온을 시작으로, 현대모비스, LG, 한국가스공사에서 15년 동안 활약한 최진수. 그는 화려한 마지막을 원한 게 아니었다. 은퇴식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일반적인 마무리만을 원했다. 하나, 그런 현실은 없었다.

오리온을 시작으로, 현대모비스, LG, 한국가스공사에서 15년 동안 활약한 최진수. 그는 화려한 마지막을 원한 게 아니었다. 은퇴식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일반적인 마무리만을 원했다. 하나, 그런 현실은 없었다. 사진=KBL 제공

최진수는 “나만 상처받은 게 아니다. 부모님, 아내까지 화도 냈고 많이 울었다.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한 사람에게 이런 마지막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선배로서, 나중에는 지도자가 되더라도 후배,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겠나.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해도 이런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나? 너무 큰 상처다”라며 “우리 아들이 농구를 너무 좋아해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근데 어떻게든 못하게 하려고 한다. 체격 조건도 좋고 주위에서 운동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지만 내가 시키고 싶지 않다. 정말 부끄럽다.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했던 노력, 프로 선수가 된 후 했던 노력이 결국 욕으로 돌아오고 제대로 된 마무리로 이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농구 선수를 하라고 하겠나. 돈만 벌면 다 되는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KBL에서는 은퇴했지만 최진수의 프로 커리어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그는 일본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번 일로 인해 진행 과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최진수는 “일본 진출 준비는 가족과 상의 끝 내린 결정이었다. 인연이 닿는다면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었다. 만약 성사되지 않으면 그대로 은퇴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2일에 은퇴 공시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근데 은퇴가 아닌 방출됐다는 기사를 에이전시, 부모님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 어떤 나라, 어떤 팀이 이런 식으로 방출된 선수를 영입하려고 하겠나. 그렇기에 구단에 빠르게 정정 보도를 요청한 것이다. 그럼에도 일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렇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최진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지금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앞으로 프로에 올 후배들이 나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어디에 있든 떳떳한 농구 선수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잃지 않고 그동안 노력했던 부분이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진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지금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앞으로 프로에 올 후배들이 나처럼 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어디에 있든 떳떳한 농구 선수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잃지 않고 그동안 노력했던 부분이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KBL 제공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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