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관련 질문만 해달라” 했지만...뜨거웠던 이란의 사전 기자회견 [WC현장]

가장 논란이 됐던 팀 답게, 기자회견도 뜨거웠다.

이란 대표팀의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과 대표팀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래 사전 기자회견은 하루 뒤 경기에 대한 각오와 소감을 듣는 자리다. 하루 뒤 뉴질랜드와 G조 예선 첫 경기를 갖는 이들에게도 정상적이라면 내일 경기와 관련된 질문들이 나와야 했다.

이란 대표팀의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과 대표팀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가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美 잉글우드)= 김재호 특파원

그러나 이날 이란 대표팀의 기자회견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현재 국제 정세상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팀이기 때문.

지난 2월 미국이 이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 최고 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를 사살한 이후 이란의 정세는 급변했다.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면서 월드컵 참가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러나 결국 이란은 월드컵에 참가하게 됐다. 그러나 온전한 형태는 아니다.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이들은 비자 문제로 원래 예정됐던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멕시코 티후아나로 베이스캠프를 옮겼다. 매 경기마다 미국에 잠깐 들어갔다가 나오는 식으로 대회를 소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참가한 대회이기에,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150여 석의 자리가 준비됐는데 취재진이 자리 대부분을 채웠다. 마치 우승후보의 기자회견을 보는 듯했다. 26분여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이 부족할 정도로 다들 궁금한 것이 많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50여 석의 자리가 거의 다 찼다. 사진(美 잉글우드)= 김재호 특파원

왜 기자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는지 이유를 모를 리 없는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국제축구연맹(FIFA) 미디어 담당관은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이란 축구협회에서 우리에게 경기와 관련된 질문만 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내일 경기장에 이란 혁명 이전 시대 국기가 반입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경기와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질문한 기자가 “경기와 관련된 내용”이라며 항의하면서 가벼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감독과 선수는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갈레노에이 감독은 “나는 우리가 이곳에 축구를 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우리는 존경스러운 이란의 국민들을 대표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는 나라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정치적인 사람이 아니다. 축구와 정치의 분리는 FIFA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든 이란 국민들을 존중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란 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맨하탄비치에 있는 이란 대표팀 숙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REUTERS= 연합뉴스 제공

타레미는 “누구도 축구와 관련된 질문은 하지 않는 거 같다”며 가볍게 웃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이란 사람들을 존중한다. 우리는 이곳에 축구를 하려고 왔다. 축구는 언제든 모두를 화합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란 내에 있는 국민들, 해외에 사는 국민들 모두 이란은 단합된 국가로 있어왔다. 우리는 단합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는 이란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기 위해 월드컵에 왔다”며 각오를 전했다.

이어 “내일 아주 좋은 경기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상대 뉴질랜드에 대한 아주 높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 좋은 경기를 원한다. 아름다운 경기를 하고 싶다. 상대도 같은 태도를 갖고 있을 것”이라며 경기에 관한 기대감을 전했다.

[잉글우드(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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