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떠난 김호중, “아들아 고생했다”는 팬들의 외침이 남긴 묵직한 숙제 [홍동희 시선]

6월 30일 오전 10시, 경기 여주 소망교도소 앞. 만기를 5개월 앞두고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김호중을 보기 위해 수십 명의 취재진과 70여 명의 팬들이 진을 쳤다.

팬들은 보라색 옷을 입고 “아들아 정말 고생했다”, “기다렸어. 이제 행복하자”는 현수막을 흔들며 그의 출소를 열렬히 반겼다.

하지만 767일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김호중은 검은 정장에 마스크를 쓴 채,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와 팬들의 환호 속에서도 어떠한 입장 표명 없이 도망치듯 말없이 준비된 차량에 올라타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의 무거운 침묵은 여전히 대중의 싸늘한 시선이 존재함을 본인 스스로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이던 가수 김호중(35)이 가석방으로 조기 출소하며 다시 사회로 돌아왔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출소에 앞서 김호중은 팬카페에 남긴 자필 편지를 통해 “죄의 시간이 2년이 되어간다. 잘못은 뼈에 새겨 간직하겠다”며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겠다. 노래하겠다.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한 복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교도소 문을 나섰다고 해서 죗값이 모두 청산된 것은 아니다. 그는 당분간 고질적인 발목 질환으로 인해 수술과 치료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한다. 육체적인 재활도 중요하지만, 지금 그에게 더욱 시급한 것은 대중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도덕적 재활’이다.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이던 가수 김호중(35)이 가석방으로 조기 출소하며 다시 사회로 돌아왔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이던 가수 김호중(35)이 가석방으로 조기 출소하며 다시 사회로 돌아왔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그가 남은 5개월의 가석방 보호관찰 기간을 조용히 지키는 것은 당연한 법적 의무다. 나아가 그 이후의 시간 동안 보여주어야 할 것은 기획된 복귀 이벤트가 아니라, 소외된 곳을 찾아 기꺼이 땀 흘리는 ‘묵묵한 봉사와 나눔’이어야 한다. “고생했다”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준 팬들의 맹목적인 지지에 빚을 졌다면, 그 빚은 특권 의식을 내려놓고 사회에 봉사하는 모습으로 갚아나가야 한다.

김호중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분명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었던 값진 재능이다. 그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진정으로 “다시 일어서겠다”면, 굳게 닫힌 입술을 열고 부르는 첫 노래는 상업적인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을 기다려준 이들에 대한 진심 어린 속죄의 노래여야 할 것이다.

말없이 교도소를 떠난 김호중의 뒷모습 위로 쏟아지던 팬들의 눈물 섞인 환호. 그 무거운 짐을 등에 업은 김호중이 앞으로 논란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진정성 있는 ‘진짜 가수’로 돌아올 수 있을지, 대중은 이제 그의 첫걸음을 차갑고도 냉정하게 지켜볼 것이다.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이던 가수 김호중(35)이 가석방으로 조기 출소하며 다시 사회로 돌아왔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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