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열리는 역대 최고의 라이벌 매치.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가 4강에서 만난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는 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4강 토너먼트 맞대결을 펼친다.
잉글랜드는 12일 노르웨이와의 8강전에서 연장 혈전 끝, 주드 벨링엄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엘링 홀란 중심의 노르웨이 돌풍을 잠재웠다.
아르헨티나는 스위스와의 8강전에서 브릴 엠볼로의 퇴장에 의한 수적 우위를 앞세워 연장 접전 끝 3-1 승리, 4강에 올랐다.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무려 24년 만에 성사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매치다. 두 팀은 세계 최고의 라이벌, 월드컵을 떠나 맞대결만 보더라도 2005년 이후 21년 만이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는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대표 라이벌로 불렸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펼쳤고 많은 이슈를 낳았다.
포클랜드 전쟁 이후 첫 만남은 1986 멕시코월드컵 8강전이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를 앞세워 월드컵 우승을 노렸던 팀. 잉글랜드 역시 게리 리네커가 버티고 있었다.
마라도나로 시작해 마라도나로 끝난 경기였다. 마라도나는 후반 51분 ‘신의 손’으로 불리는 역대 최고의 논란을 낳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4분 뒤, 잉글랜드 수비를 모두 박살내며 골키퍼까지 제친 뒤 득점,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다음 만남은 1998 프랑스월드컵이었다. 이번에는 16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12년 전과 달리 새로운 세대가 중심을 이뤘고 그들이 만든 16강전은 환상적이었다.
말 그대로 혈전이었다. 전반 6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페널티킥 득점, 그리고 10분 앨런 시어러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1-1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전반 16분 데이비드 베컴의 패스를 받은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이 환상적인 드리블 이후 슈팅 마무리, 잉글랜드에 역전골을 선물했다. 아르헨티나도 전반 추가시간 후안 베론의 멋진 프리킥 센스, 하비에르 사네티의 마무리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문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발생했다. 디에고 시메오네의 도발에 베컴이 제대로 걸려들며 퇴장당한 것. 베컴은 시메오네의 거친 반칙 후 이어진 도발에 평정심을 잃었고 보복 행위, 끝내 레드 카드를 받았다.
잉글랜드는 수적 열세에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잘 싸웠으나 결국 승부차기 접전 끝 패배, 탈락했다.
3차 대전은 금방 찾아왔다. 4년 뒤 열린 한일월드컵에서 라이벌 매치가 다시 성사된 것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죽음의 조’ 조별리그에서의 맞대결. 그리고 베컴에게는 설욕의 기회였다.
베컴은 아르헨티나를 제대로 울렸다. 오언이 마우리시우 포체티노를 상대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베컴이 완벽하게 마무리한 것이다. 승부는 잉글랜드의 1-0 승리, 베컴의 결승골로 마무리됐다.
잉글랜드 입장에선 통쾌,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비극적인 승부였다.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전 승리로 1승 2무, ‘죽음의 조’를 간신히 통과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전 패배가 발목을 잡으며 1승 1무 1패, 잉글랜드와 스웨덴에 밀려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 맞대결은 4차 대전이다. 이제는 결승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잉글랜드는 케인과 벨링엄,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앞세워 정면 승부를 펼친다. 두 팀 모두 월드컵 우승 후보로서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역대 최고의 4강 매치업이 성사됐다.
잉글랜드는 1966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60년 만에 결승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2회 연속 결승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서로 동기부여가 확실한 매치업, 말 그대로 전쟁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