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는 패배로 끝났지만, 소득도 있었다. 신인 선발 카슨 위젠헌트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위젠헌트는 이날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LA에인절스와 홈경기 선발로 나와 5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 기록했다.
팀이 3-4로 지면서 패전을 안았지만, 긍정적인 투구 내용도 많았다. 커리어 하이인 7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특히 2회에는 공 10개로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자이언츠 투수가 한 이닝에 공 10개 이하로 탈삼진 3개를 기록한 것은 2020년 8월 17일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타일러 앤더슨 이후 그가 처음이다.
체인지업의 위력도 돋보였다. 이 구종 하나만으로 무려 15개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자이언츠 구단에 따르면 이는 스탯캐스트 도입 이후 구단 최다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2017년 5월 23일 조니 쿠에토가 기록한 14회였다.
좋은 모습도 있었지만, 장타로 실점을 허용한 것은 아쉬웠다. 4회 호르헤 솔레어, 조 아델에게 연달아 홈런을 맞았던 그는 “상대가 내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당연히 패스트볼을 한복판에 던질 생각은 없었다”며 솔레어에게 홈런을 허용한 상황을 돌아봤다.
아델에게 체인지업으로 홈런을 내줬던 그는 “체인지업은 괜찮았지만, 앞으로 그 상황에서 싱커나 슬라이더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아델의 홈런은 앞선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투런 홈런이 됐다. 그는 “볼넷을 내주는 것은 내가 가장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다. 결정적인 순간에 공 몇 개만 더 잘 던졌어도 결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잘 던졌지만, 최상은 아니었다. 1회에는 폭투로 진루를 허용한 것이 변수가 됐다. 멋진 병살타가 될 수도 있었는데 조금 부족했다. 4회는 볼넷이 화근이었다. 공격적으로 승부하다보면 대가를 치를 수도 있지만, 차라리 솔로 홈런을 맞는 것이 낫지 3실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신인 투수의 등판을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그가 돌아온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특히 초반 몇 타자를 상대로 던진 공들을 보면 아주 날카로워 보였다”며 칭찬도 더했다.
위젠헌트는 트레버 맥도널드의 부상 이탈로 기회를 잡았다. 남은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 기회를 “큰 축복”이라 표현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내가 나가서 해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동안 쏟아부은 노력에 대해 스스로 증명하는 거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계속 나아가야 한다. 오늘 같은 경기는 답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그런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서 그걸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바이텔로 감독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위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포심을 보완하기 위해 투심을 섞어 던지려고 하는 거 같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효과적인 공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직 젊은 투수다. 슬라이더도 잘 구사하면 훌륭한 무기가 될 것이다. 타자가 최고의 스윙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최고의 스윙을 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얼마나 꾸준히 반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선수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싱커와 슬라이더를 무기로 갖추고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언제 던질지, 언제 가장 효과적일지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그 구종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해 나가려고 한다”며 감독의 생각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에 비해 슬라이더 궤적이 달라졌다는 지적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수정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작년에는 공을 원하는 곳에 정교하게 꽂아 넣으려 애썼다면, 지금은 그저 있는 힘껏 던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차이를 설명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패배로 시즌 첫 시리즈 스윕에 실패했다. 바이텔로 감독은 “시리즈를 이기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지만, 이번에도 스윕을 아깝게 놓쳤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오늘처럼 투구와 수비가 뒷받침되고 네 번째 득점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면, 남은 시즌의 다른 시리즈들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지막이 아쉬웠다”며 남은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