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SK 선수들이 라커룸 대화를 마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퇴근이었다.
취재진의 요청을 받은 선수들이 인터뷰에 임하려고 할 때였다.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이 세 선수를 불렀다. 코스타 감독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며 “사진을 찍자”고 했다. 8월 3일 입대하는 오재혁, 김준하, 안찬기였다. 오재혁, 김준하는 입대 하루 전인 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양 팀은 90분 내내 공격을 주고받으며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코스타 감독은 인천전을 마친 뒤 “입대라는 것이 낯설진 않다”며 “한국 축구 대표팀 수석코치 시절 한국의 법과 문화 등을 익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군 복무를 해결해야 한다는 건 한국 축구에 어려움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에서 한국 선수를 영입할 때 군 문제는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하지만, 군 복무는 한국의 룰이다. 존중해야 한다. 입대하는 선수들에게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덧붙여 ‘김천상무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꼭 만나자’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주는 올 시즌 K리그1 21경기에서 7승 7무 7패(승점 28점)를 기록 중이다. 제주는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7위에 올라 있다.
제주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휴식기 이후 6경기 무패(2승 4무)를 기록 중이다. 제주는 후반기 6경기에서만 9골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전체 득점(22골)의 절반 가까이를 후반기에 넣었다.
입대 전 마지막 경기를 마친 오재혁은 “선수들도 전반기를 보내면서 골 결정력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며 “휴식기 동안 골 결정력 강화를 위해 훈련을 거듭했다. 훈련장에서부터 슈팅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찼다.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고 했다. 그런 훈련과 자세가 골 결정력 향상을 불러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오재혁은 덧붙여 코스타 감독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오재혁은 “외국인 감독님과 한 시즌을 제대로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말 많은 걸 가르쳐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적부터 볼을 가지고 움직이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감독님은 내 기존 강점을 살리면서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을 가르쳐주셨다. 그냥 가르쳐주시는 게 아니라 동작 하나하나 이것이 왜 필요한지와 방식을 설명해 주셨다. 박스 투 박스형 미드필더가 되기 위해선 황인범 형을 참고하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코스타 감독님과 더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고 했다.
[서귀포=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