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가 폭염에도 긴 머리를 자르지 못하는 이유를 털어놨다. 항암 치료 뒤 다시 자라난 머리카락은 그에게 단순한 머리가 아닌, 견뎌낸 시간과 다시 살아온 날들의 기록이었다.
서정희는 3일 자신의 SNS에 “폭염이라는 말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리는 여름”이라며 장문의 글과 함께 일상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서정희는 편안한 티셔츠와 긴 치마 차림으로 이불을 정리하고 집 안을 오갔다. 머리를 높게 묶은 채 집안일에 집중하거나 식탁 의자에 앉아 환하게 웃는 모습도 담겼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긴 머리가 목덜미와 얼굴에 달라붙는 날씨. 서정희 역시 “머리 자르면 얼마나 시원할까”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가위질을 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제게 이 머리는 단순한 머리카락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지던 시간과 거울 속 낯선 자신을 받아들여야 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다시 머리가 자라기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던 시간도 함께 꺼냈다.
처음 올라오던 작은 솜털 같은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만졌던 순간은 지금도 선명했다. 서정희는 당시 “나 다시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며, 현재의 긴 머리를 “제가 견뎌낸 시간이자 다시 살아온 날들의 기록”이라고 표현했다.
올해로 그는 네 번째 여름을 지나고 있다.
첫 번째부터 지금 맞이한 네 번째 여름까지 어느 하나 쉽지는 않았다. 뜨거운 햇볕 아래 땀으로 젖은 머리를 묶으며 자르고 싶었던 순간마다 서정희는 마음속으로 “조금만 더”라고 자신을 다독였다.
앞으로 또 하나의 여름을 지나면 기다려온 ‘완치 판정’의 시간이 찾아온다. 그 시간을 무사히 통과하고 마음 편히 웃으며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면, 그때는 자신도 이 머리를 놓아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날의 가위질은 단순히 머리를 짧게 자르는 일이 아니다. 서정희는 길고 긴 시간을 견뎌낸 자신에게 보내는 인사가 될 것이라며 “누군가에게는 작은 선택일 수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기다리고, 견디고, 회복해 가는 마음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전했다.
폭염 속 답답하게 느껴지는 긴 머리까지도 서정희에게는 살아냈다는 증거였다. 그는 “네 번의 여름을 지나온 저를 오늘도 제가 꼭 안아주는 시간”이라며 다시 자란 머리카락에 담긴 의미를 되새겼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