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레즈를 5-0으로 꺾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클럽하우스는 여느 승리한 팀처럼 흥겨운 분위기였다.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선수들은 느긋한 표정으로 퇴근 준비를 하거나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웃을 수는 없었다. 3회 도중 팔꿈치 통증으로 내려간 좌완 선발 카슨 위젠헌트의 표정에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역력했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상태는 조금 괜찮아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내일 MRI를 찍어보고 상태를 확인한 뒤 다음 단계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계획을 전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위젠헌트는 3회 2아웃까지 실점없이 투구했다. 공식 기록은 2 2/3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이었다.
자신의 투구에 대해서는 “아주 좋았다”고 자평했다. “솔직히 이번 시즌 가장 좋은 투구였다. 투구 폼이나 공의 궤적, 구속 등 모든 것이 좋았다. 투구 폼이나 궤적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다듬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던지려고 했던 것이 주효했다”며 자신의 투구에 관해 말했다.
이어 “오늘 투심과 포심 모두 이번 시즌 통틀어 가장 느낌이 좋았다. 바깥쪽이나 타자 몸쪽으로 제구할 수 있었다. 투심 덕분에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다. 그래서 타자들이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 슬러브 같은 공에 쉽게 대처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마지막 두 공을 던지기 전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3회 투구 도중 갑작스럽게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다.
팔꿈치 상태에 대해 “솔직히 지금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2023년 당시와는 다른 느낌”이라고 전한 위젠헌트는 “이런 느낌은 처음이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내일 검사를 받고, 결과를 보고 결정하려고 한다”며 재차 앞으로 계획에 관해 말했다.
구단 투수 최고 유망주였던 그는 이날 경기까지 이번 시즌 8경기에서 34 2/3이닝 던지며 평균자책점 6.49 기록했다.
후반기 들어 트레버 맥도널드의 부상 이탈 이후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해왔던 그는 “이상한 한 해였다. 기복이 심했다. 그래도 몸 상태는 일년 내내 아주 좋았다. 이번 일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그래도 꾸준히 루틴을 지키며 경기 준비를 했다. 부상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도 경기의 일부다. 결과를 보고 상황을 지켜봐야겠다. 별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냥 신경이 눌린 것 정도였으면 좋을텐데 지켜봐야 할 거 같다”며 한 시즌을 돌아봤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선수가 경기 도중 교체되면 언제나 걱정이 된다.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쨌든 던지는 팔에 불편함을 느기고 있으니 검사를 받아보고 결과를 확인해 보겠다”며 상황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위젠헌트 강판 이후 다섯 명의 불펜 투수들이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위젠헌트는 “동료들에게 무리를 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말 대단했다. 폴리가 3회 주자가 모인 상황에서 이닝을 잡아내고 다음회까지 막아줬고, 다른 투수들도 각자 맡은 역할을 다하며 승리에 기여했다”며 동료들의 노력을 칭찬했다.
타선은 상대 선발 체이스 번즈를 초반에 공략, 5점을 뽑았다.
바이텔로는 “전날 경기도 정이(이정후의 애칭)의 타구가 그린 몬스터를 맞혔다면 1회에 5점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이닝에 실제로 몇 점을 냈느냐를 떠나 경기 초반 보여준 타격 접근 방식 자체가 훌륭했다. 전날 끝내기 패배 이후에도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오늘도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원정 성적 때문에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일 수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경기 초반 보여준 모습이 정말 대단했다. 상대는 오늘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언젠가 사이영상을 받을 만한 실력의 투수였다.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타격감을 생각하면 득점을 더 올릴 수 있었다. 4회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확실히 굳힐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인상적인 경기였다”며 타선의 노력을 칭찬했다.
이어 “우승을 위해서는 많은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압도적인 수준의 재능도 필요하다. 정규시즌의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끈끈하게 뭉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우리가 지금 그런 상태다. 선수들 사이의 호흡과 결속력이 아주 좋다.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힘을 합쳐 자신감을 높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단합된 선수들의 모습을 칭찬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