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여성 주심이 논란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위민과 서울시청의 2026 WK리그 정규리그에서 배선영 주심과 수원FC위민 지소연이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기 도중 지소연은 배선영 주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지소연은 언성을 높이며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 주심이 지소연을 향해 성적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소연은 배 주심이 무선 교신을 통해 자신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배 주심은 “선수가 (경기) 초반부터 예민하다. 생리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를 들은 지소연은 징계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짚은 것.
옐로카드를 받은 지소연은 코칭스태프를 통해 이를 전달했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물병을 내동댕이쳤다. 이를 본 배 주심은 주머니에서 레드카드를 꺼낸 채 지소연과 대화를 이어간 뒤 경기를 재개했다.
배 주심은 해당 발언을 두고 부인했지만, 항의가 이어지자 “우리끼리 한 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에 따르면, 당시 배 주심은 직접적으로 ‘생리’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걸스데이(girl’s day)’라는 은어를 사용해 표현했다.
간접적인 표현일지라도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같은 성별 간의 문제라도 선수의 일상적인 판정 항의를 두고 월경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성적 문제가 되는 발언으로 봐도 무방하다.
더욱이 배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놓고는 정작 지소연과 대화 후에는 도로 집어넣으며, 심판의 권위적인 모습만 남겨 K-심판들의 판정 일관성에 대한 논란만 키우게 됐다.
수원FC위민은 경기 후 선수단을 통해 조사에 나섰고, 31일 한국여자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에 공문을 통해 공식 항의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발언 자체도 문제가 있고, 선수들을 향해 비아냥거리는 모습도 있었다.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 이 일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 경위 파악을 마친 상황이다”라고 알렸다.
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현장에 WK리그 담당자가 있었다. 구단의 의견을 확실히 파악 중이다. 구단으로부터 공문을 받은 뒤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무거운 사안인 만큼 심판 관리 주체인 대한축구협회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축구협회 윤리규정 제14조(차별 및 명예훼손) 1항에 따르면 ‘윤리규정 대상자(축구협회 규정을 적용받는 모든 임직원, 선수, 지도자, 중개인 및 협회 또는 관계 단체에 등록된 동호인)는 국가, 개인 또는 단체의 인종, 피부색, 민족, 국적, 사회적 출신, 성별, 장애, 성적 성향,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다른 견해, 빈부, 출생, 혼인, 지연, 혈연, 학연 또는 기타 다른 상태 또는 이유에 근거해 경멸, 차별 또는 경시하는 표현이나 행동을 통해 그들의 존엄, 권위, 품위 또는 명성을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배 주심의 언행은 윤리규정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성적 문제로 삼게 된다면, 성희롱·성폭력의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지침에 따라 행위자에 대해 지체 없이 징계, 근무 장소의 변경이나 배치 전환 등 필요한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다만 징계가 확정되더라도 모든 심판들이 그랬듯 심판에 대한 징계 여부 또는 그 수위는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