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人터뷰] “지화자! 좋다” MC·예능·뮤지컬 싹쓸이! 본업으로 돌아온 ‘대세’ 나상도

2026년 하반기 가요계와 방송가에서 가수 나상도만큼 다채로운 명함을 쥔 아티스트가 또 있을까.

KBS 1TV ‘아침마당’의 고정 패널부터 TJB ‘전국 TOP10 가요쇼’의 메인 MC, BTN 라디오 ‘쾌남열전’ DJ, 그리고 최근 성공리에 마친 뮤지컬 무대까지. ‘올라운더 엔터테이너’로 주가를 올리던 그가 마침내 가장 본질적인 자리인 ‘가수’로 돌아왔다.

지난 8월 15일 공개된 스페셜 앨범의 타이틀곡 ‘지화자’는 첫 소절부터 “지화자 좋다, 얼씨구나 좋아”라는 신명 나는 추임새가 터져 나오는 정통 트롯 곡이다. 최근 트로트 시장이 타 장르와의 크로스오버에 치중하는 흐름 속에서, 정통 트롯으로 승부수를 던진 나상도의 선택은 당당하면서도 영리했다.

나상도. 사진=트로트테레비

“제가 경남 남해의 시골 마을에서 자라다 보니 어릴 때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어르신들 손에 자랐어요. 마을 잔치나 체육대회가 열리면 마지막엔 항상 어르신들이 노래방 기계를 틀어놓고 흥겹게 노셨는데, ‘지화자’는 딱 그때의 정겨운 풍경이 떠오르는 노래입니다.”

인터뷰 중 들려준 곡 수집 비하인드도 흥미로웠다. 당초 찜 해둔 곡이었는데 다른 가수에게 가려던 차에 대표님 방에서 듣자마자 “이 노래는 쓸데없는 소리 마시고 무조건 제 겁니다!”라며 서둘러 가로채 왔다고 웃음 지었다.

이번 스페셜 앨범은 신곡 ‘지화자’를 비롯해 TV조선 ‘미스터트롯2’ 준결승곡 ‘콕콕콕’ 리메이크, 데뷔곡 ‘벌떡 일어나’, 그리고 ‘어무니’까지 총 4곡이 담겨, 나상도의 10여 년 음악 여정을 압축한 ‘중간 보고서’ 역할을 한다.

나상도. 사진=트로트테레비

‘특종세상’ 복층 집 뒤에 가려진 옥탑방 12년과 ‘7년의 귀향 금지’

최근 방영된 MBN ‘특종세상’을 통해 공개된 나상도의 일상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사한 지 2년 된 깔끔한 복층 집엔 팬들이 보낸 목캔디, 도라지즙, 그리고 ‘나상도’ 이름이 박힌 커스텀 양갱 등 팬들의 사랑이 가득했다. 나상도는 “혼자 20년 자취하는 남자 집이 완벽하게 깨끗하면 사기”라며 “방송 촬영을 위해 거실과 부엌 위주로 카메라 각도를 잘 잡아 깔끔하게 정리해 둔 것”이라는 유쾌한 방송 비하인드를 털어놓으며 호탕하게 웃었다.

지금의 안락한 집이 있기까지, 나상도는 지독한 무명 생활을 견뎌내야 했다. 2011년 데뷔 직후 당시 소속사 대표의 금융 사고 및 도피로 활동이 막혔고,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20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무려 12년을 살았다. 한 달 생활비 10만 원이 부족해 흑석동에서 압구정역까지 매일 뛰어다녀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을 돌이켜볼 때 힘들었다거나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버스비 아끼려고 압구정까지 뛴 것도 ‘어차피 일찍 일어난 김에 운동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다만 시골 마을 특성상 소문이 너무 빠르다 보니, ‘패배했다, 실패했다’는 인식을 남기기 싫어 고향 남해 땅을 7년 동안 단 한 번도 안 밟았습니다. 반드시 성공해서 돌아가겠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습니다.”

당시 생계를 위해 맡았던 노래방 미발표곡 ‘가이드 보컬’ 아르바이트는 그에게 든든한 자산이 되었다. 100여 곡을 녹음하며 악보를 받자마자 5분 만에 외워 부르는 능력을 키웠고, 이는 훗날 ‘미스터트롯2’에서 수많은 곡을 빠르게 습득해 TOP4까지 오르는 결정적 비결이 되었다.

‘특종세상’에서는 남해 서호마을 이장인 아버지와의 속 깊은 부자지간 이야기도 그려졌다. 무릎 수술 후에도 뙤약볕 아래 밭일을 고집하는 아버지에게 “골병나니 일 좀 그만하시라”고 잔소리를 던지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방송 이후 집으로 찾아오는 많은 팬으로 인해 아버지가 외출하시는 일도 있었지만, 부자간의 깊은 진심을 전할 수 있어 찍기를 참 잘했다고 안도했다.

나상도. 사진=트로트테레비

“관객과 온전히 눈 맞추는 소극장 3시간”… 나상도가 꿈꾸는 단독 콘서트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나상도의 체력 관리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사실 그는 올해 초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큰 부상을 입어 현재까지도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걸을 때는 여전히 좀 불편하고 아파요. 그런데 신기하게 무대에 올라가서 춤추고 노래할 때는 하나도 안 아픕니다. 아마 무대 위에서 터져 나오는 도파민 덕분인 것 같아요.”

인터뷰 마무리, 나상도는 가수가 품는 궁극의 로망인 ‘단독 콘서트’에 대한 구상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수익이나 규모를 떠나 300~4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게스트 없이 혼자 3시간 동안 무대를 끌고 가는 콘서트를 해보고 싶어요. 이승철, 김광석 선배님처럼 소극장에서부터 차근차근 팬들과 깊이 소통하며 완성도 높은 무대를 만들어가는 게 제 오랜 꿈입니다.”

다행히 팬들은 내년 초 반가운 소식을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메인 MC로 활약 중인 TJB ‘전국 TOP10 가요쇼’에서 내년 설 특집으로 한 회차 전체를 ‘나상도 단독 콘서트’ 형식으로 특별 편성해 올 11월 녹화를 진행한다. 20여 곡을 홀로 소화하는 이번 무대는 그의 소극장 단독 콘서트를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나상도. 사진=트로트테레비

17년의 모진 무명 세월과 풍파를 땀방울로 이겨낸 아티스트, 그렇기에 나상도의 눈웃음은 가식이 아닌 인생의 단단함에서 우러나오는 온기다. 팬들에게 들려줄 다음 신곡과 무대를 고민하며 눈을 빛내는 나상도. 팬들과 함께 ‘지화자’를 외치며 걸어가는 그의 찬란한 꽃길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해당 기사는 홍동희 기자의 트로트 인터뷰 유튜브 채널 ‘트로트 테레비’에서 영상 인터뷰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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