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아시안게임 원정 금메달이 보인다.
니콜라스 마줄스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8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77-51, 26점차 대승했다.
이란은 분명 쉽지 않은 상대였다. 무하마드 아미니, 베흐남 야크찰리, 시나 바헤디 등 에이스 라인이 대거 합류하지 못해 강하지 않았으나 ‘천적’ 관계는 무시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은 이란을 상대로 최근 6연패를 당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 이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순위결정전까지 모두 패배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대한민국은 무려 14개의 3점포를 성공시키며 이란이 자랑하는 ‘늪농구’를 마음껏 박살냈다.
이란전 26점차 대승의 중심에는 슈퍼 에이스 이현중이 있었다. 그는 3점슛 7개 포함 26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란 입장에서 이현중은 악몽과 같았다. 그의 3점슛을 막기 위해 타이트한 수비를 펼치면 이우석, 이정현에게 득점 기회가 생겼다. 그렇다고 해서 수비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 순간, 거리에 상관없이 쏟아지는 3점포가 림을 통과했다.
이란전만 그랬던 것도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을 상대한 사우디 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일본, 요르단이 모두 그랬다. 이현중을 막아야 하지만 그를 막기 위해선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아무것도 막지 못한 채 무너졌다.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이현중과 같은 존재감을 가진 선수는 쉽게 찾기 힘들다. 아마 없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다. 내외곽을 오가며 쏟아내는 득점력은 역대 최고 수준. 여기에 기본적인 수비부터 허슬, 리바운드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이현중은 단순히 많은 득점을 기록하는 에이스가 아니다. 공수 모든 부분에서 가장 큰 역할을 차지, 대한민국 모든 선수에게 대단히 큰 버프 효과를 주는 존재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은 12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이제 단 한 걸음만 남았다. 결승 상대는 중국, 일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2014년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44년 만에 원정 금메달이 걸려 있다. 그리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당연히 이현중의 손끝이다.
이현중에게도 동기부여가 대단히 클 아시안게임이다. NBA 도전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병역혜택이 걸린 금메달이 절실하다. 물론 군복무를 하지 않은 모든 대한민국 선수의 꿈이기도 하다. 하나, 가장 큰 동기부여는 이현중에게 있을 것이다.
중국과 일본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두렵지 않다. 오히려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이현중이 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라면 그 누구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현재 ‘마줄스호’가 빠른 속도로 순항하는 가장 큰 이유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