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축구상→서울 유스→프로 데뷔’ 고필관 “후회하면 안 되는데 너무 후회돼”···“혼자 숙소 생활할 땐 많이 적적했어” [이근승의 믹스트존]

고필관(19·FC서울)은 신정초등학교(서울) 시절부터 초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20년엔 박지성, 기성용, 황희찬 등이 어린 시절 받았던 차범근 축구상도 받았다.

고필관은 서울 유소년팀(오산중·고등학교)에서 성장했다. 고필관은 2026시즌을 앞두고 서울과 프로 계약을 맺었다.

고필관이 9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투(ACL2) E조 1차전 페르십 반둥(인도네시아)과의 맞대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고필관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FC 서울 고필관. 사진=이근승 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고필관은 웃지 못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전에서 만족할 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한 까닭이다. 소속팀 서울도 반둥에 0-1로 패했다.

‘MK스포츠’가 프로 데뷔전을 마친 고필관과 나눴던 대화다.

Q.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매일 기대하고 상상했던 프로 데뷔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조금 더 용감하게 플레이해야 했고, 더 큰 영향력을 보여줘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점 장면에선 내가 상대 선수를 놓친 부분이 있어 미안한 마음이 있다.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큰 것 같다.

Q. 프로 데뷔전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

훈련할 때부터 컨디션은 괜찮았다.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긴장이란 걸 했다. 프로 데뷔전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긴장을 조금만 덜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Q. 서울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프로까지 올라왔다. 유스와 프로의 차이를 어떤 부분에서 느끼나.

프로와 유스는 확실히 수준 차이가 있다. 준비 과정부터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까지 많은 게 다르다. 나는 계속 발전해야 한다. 프로에 올라온 만큼 프로에 맞춰야 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선수인 내가 이겨내야 한다.

고필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경기 후 ‘조금 더 용감하게 해야 했다’는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나.

처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경기 중 김기동 감독께서 (김)민준이 형과 자리를 바꾸라고 하셔서 내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갔다. 그때 공을 받으려고 나도 모르게 내려갔는데 감독께서 원한 움직임은 그게 아니었다. 나는 공을 받아서 전방으로 뿌려주는 플레이에 자신이 있다. 그런데 포지션을 바꾼 뒤 경기장에서 조금 얼었던 것 같다.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침투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

Q. 아시아클럽대항전에서 해외 팀을 직접 상대해 봤다. 국내 팀과 다른 점도 느꼈나.

솔직히 상대를 굉장히 강한 팀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우리가 조금 더 잘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이날 프로에 데뷔한 선수가 많았다.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면 더 아쉽다. 상대 선수 중에서 인상 깊었던 이가 있다. 중원에 위치한 마르크 클로크(인도네시아·네덜란드 이중국적)였다. 미드필더로서 정석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추구하는 플레이와 비슷한 부분도 있어서 인상 깊었다.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 사진=이근승 기자

Q. 프로 입문 후 서울의 훈련장인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숙소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올여름까진 혼자서 숙소를 썼다고 들었는데.

맞다. 지금도 구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원래는 혼자 지냈는데 (정)현우 형과 민준이 형이 들어왔다. 혼자 있을 때는 조금 힘들었다. 두 형이 들어오면서 사람 사는 분위기가 난다고 해야 할까(웃음). 훨씬 좋아졌다.

Q. 올여름까지 숙소에서 혼자 생활했던 것 아닌가.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음. 숙소가 조금 적적했다(웃음). 큰 숙소를 혼자 쓰다 보니 분위기가 약간 어두운 편이었다. 특히 나는 프로 선수 아닌가. 경기 명단에 들지 못한 날 숙소에 있으면 기분이 더 안 좋아지곤 했다. 지금은 혼자가 아니다. 형이 둘이나 있어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밝아진 것 같다.

고필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어린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서울에서도 큰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입문했는데 조급한 마음은 없었나.

있었다. ‘빨리 데뷔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손)정범이를 보면서 ‘정범이가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정범이의 대범함을 배우고 싶다. 나도 원래 대범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로에서는 그게 쉽지 않더라. 어릴 때 주목받았던 건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잘하지 못해도 주변에서 얼마든지 띄워줄 수 있는 것 아닌가. 팬들도 그런 걸 보면서 기대하셨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언론에서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아니다. 내가 이곳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보여드려야 한다.

2026시즌을 앞두고 FC 서울에 입단한 신인 손정범(사진 왼쪽)과 고필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손정범과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안다. 둘이 있을 때는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하나.

서울에 친구가 정범이뿐이다. 정범이와 매일 밥을 같이 먹는다. 둘이 있으면 축구 얘기는 잘 안 한다(웃음). 일상 얘기만 하는 것 같다.

Q. 고필관의 프로 생활은 이제 시작이다. 올해가 가기 전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프로 데뷔가 올해 목표 중 하나였다. 그 목표는 이뤘다. 다음 목표는 말하기 어렵다. 일단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많은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하다. 축구를 잘하고 싶다.

고필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서울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수호신(서울 서포터스)은 내가 경기에 나서든 나서지 않든 항상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런 팬들의 함성을 등에 업고 프로 데뷔전을 치렀는데 승리하지 못했다. 너무 아쉽고 죄송하다. 오늘의 패배를 잊지 않겠다. 더 발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오늘 보여드린 게 나의 전부가 아니다. 나는 더 잘할 수 있다. 그라운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드리는 선수가 되겠다.

[상암=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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